프랑스서 보내온 '탄핵 커피' 1000잔…"계엄군 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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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의 한 카페는 지난 1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를 공개하면서 “유선을 통해 후원하는 이유를 듣게 됐다. 그 마음이 너무 귀하고 가슴에 울림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큐레이터 ‘그리다’(활동명) 씨는 SNS에 ‘아침이슬로 다시 만난 세계; 어느 계엄군 딸의 고백문 그리고 천 잔의 커피’라는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연을 담담히 풀어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꿈도 많고, 재주도 많고, 공부까지 잘했던 우리 엄마. 작은 시골 마을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길은 먹여주고 재워주고 능력을 인정해주는 군대뿐이었다”고 설명한 뒤 “어느 날 엄마는 광주로 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정보병이었던 엄마는 거리로 나가지 않았지만, 그 모든 것이 지옥처럼 엄마를 짓눌렀다”고 말했다.

프랑스로 돌아와서도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무게를 “과거의 사람들이 감내한 희생으로 물려받은 인간의 존엄이었다”고 풀이한 그는 “지금도 긴 밤을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이슬처럼, 음울한 시대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진줏빛을 내는 이들이 있다”면서 “새로운 자유와 평등의 세상을 이루길,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혁명의 땅 프랑스에서 그 기운을 담아 천 잔의 커피를 보낸다. 여의도에 있지 못하는 아쉬움과 그래서 더 고마운 마음을 담아 보낸다”며 “프랑스에서도 수천개의 빛을 뿜어내는 에펠탑 앞에서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마음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합바카라 온라인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결정을 한 배경에 대해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했으나 시민들이 이를 막아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시 1980년 광주와 어머니를 떠올렸다”면서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사나흘 동안 잠을 못 잤다. 시민들에게 마음을 보태는 것이 어머니의 몫까지 치유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김봉구 바카라 온라인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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