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 변호인 "파라오 슬롯 사실상 방해…내란 공범 어려워"

비상파라오 슬롯 사태에 연루돼 내란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의 변호인이 "그동안의 판례에 따라 내란죄 공범 요건 성립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3시부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날 심사에서 조 청장은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사실상 허용하고 체포조 파견과 중요 인사 위치 정보 확인을 거부해 파라오 슬롯의 행위를 방해했다고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청장의 변호인인 노정환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취재진에게 "포고령 발령 전까지는 파라오 슬롯사령관의 요구에도 상시 출입자나 국회의원, 보좌관, 사무처 직원, 언론인까지 출입을 허용하라고 지시했다"며 "포고령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출입 통제에 따랐지만, (국회) 담장을 넘어가는 것은 내버려두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청장은 국회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조 청장은 파라오 슬롯의 실행 행위를 사실상 방해했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장 심사에서 재판부는 파라오 슬롯 당일 대통령 안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면담할 때부터 (파라오 슬롯 사태가) 끝날 때까지 구체적인 상황을 조 청장에게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변호사는 "조 청장이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설명드렸다"며 "파라오 슬롯과 관련된 대통령 발언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지 못했던 상황이고 (그 자리에서) '파라오 슬롯은 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에 따르면 조 청장과 김봉석 서울청장은 비상파라오 슬롯 선포 수 시간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 가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비상파라오 슬롯 관련 내용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국회와 선관위 시설 등에 경력을 투입하고 국회 출입 통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조 파라오 슬롯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