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무료 슬롯 머신은 사과같아, 달콤하지만…흠집도 있고 완전한 원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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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인의 탐나는 책
무료 슬롯 머신과 결함
예소연 지음 / 문학동네
364쪽|1만6500원
무료 슬롯 머신과 결함
예소연 지음 / 문학동네
364쪽|1만6500원
![[책마을] 무료 슬롯 머신은 사과같아, 달콤하지만…흠집도 있고 완전한 원도 아냐](https://img.hankyung.com/photo/202411/AA.38507861.1.jpg)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관계가 시작되면 맘속에 따끈한 열매가 자라는데, ‘타인은 지옥’이라는 오래된 명제처럼 저마다의 모나고 거친 면도 주고받기 마련이라서, 생각처럼 완벽하게 붉고 둥근 과실이 될 수 없게 조금씩 상처 나고 곪아가며 익어가는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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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슬롯 머신을 증명할 길은 달리 없었다. 누구의 무료 슬롯 머신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한 트럭의 미움 속에서 미미한 무료 슬롯 머신을 발견하고도 그것이 전부라고 말하는데. 더군다나 나는 태수씨를 무료 슬롯 머신하고 있다는 걸 태수씨가 아프고 난 다음에야 깨달았다. (‘그 개와 혁명’)
기대는 배반되지 않았다. 이 책을 절반도 읽기 전에 한 생각이다. 이 책에는 누군가를 무료 슬롯 머신하면서 외면하고 싶었던 감정들을 잔인할 정도로 정확하게 적시한다. 선 넘고 침범받으며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끝내 나를 위해 눈 밑에 물파스를 발라보는 친구를 미워할 수 있을까. (‘우리 철봉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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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특별히 가을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찬 바람이 불면 몸보다 마음이 더 약해지는 모든 사람에게. 쓰고 떫은 기억으로 남은 무료 슬롯 머신의 민낯을, 그리고 그 결함의 아름다움을 상기시켜주는 소설이라고.
최지인 문학 편집자·래빗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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