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천재' 에곤 실레 되살린 '위대한 수집가' 슬롯 꽁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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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1월30일 개막
클림트, 실레 등 오스트리아 레오폴트슬롯 꽁 머니 걸작 원화 선봬
레오폴트슬롯 꽁 머니, 세계 최대 '에곤 실레 컬렉션'
위대한 수집가 루돌프 슬롯 꽁 머니 부부가 설립
1950년대부터 '빈 분리파' 거장들의 걸작 수집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1월30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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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수집가 루돌프 슬롯 꽁 머니 부부가 설립
1950년대부터 '빈 분리파' 거장들의 걸작 수집
오스트리아 빈의 ‘무제움스크바르티어’(Museums Quartier·박물관 집합단지) 중심부에 자리 잡은 레오폴트슬롯 꽁 머니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00년을 전후해 생겨난 ‘빈 모더니즘’ 미술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교차점이기 때문이다. 이 슬롯 꽁 머니은 낡은 전통에 맞서 도전과 실험에 나선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빈 분리파’ 거장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 개관한 지 20년 조금 넘은 젊은 슬롯 꽁 머니이지만,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빈미술사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슬롯 꽁 머니으로 꼽히는 이유다.
레오폴트슬롯 꽁 머니은 ‘위대한 수집가’ 루돌프 레오폴트(1925~2019)가 반려자인 엘리자베스 레오폴트(1926~2024)와 함께 평생에 걸쳐 수집한 소장품 5200여 점을 바탕으로 세워졌다. 수많은 유명한 ‘큰 손’ 수집가 사이에서도 레오폴트는 특별하다. 단순히 부를 축적하거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값진 작품을 수집한 게 아니라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미술사 한 페이지의 파편들을 모았기 때문이다.1925년 빈에서 태어난 루돌프 슬롯 꽁 머니는 안과의사로 활동했다. 의대생이던 1947년부터 미술품을 수집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던 당시 그가 눈여겨본 건 무명의 화가 실레였다. 1890년에 태어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멸망한 1918년 생을 마감한 실레가 종말 속에서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긴 전쟁으로 유럽이 힘을 잃어가는 시기에 청춘을 맞은 루돌프 슬롯 꽁 머니는 실레의 파격적인 그림에 필연적으로 이끌릴 수 밖에 없었다.
실레는 1960년대까지 적나라한 누드 드로잉이나 그렸던 외설적인 화가란 이유로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루돌프 슬롯 꽁 머니는 이런 실레의 희미한 흔적을 끈질기게 쫓았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들고 작품 소유자를 찾아다니며 그림을 팔아달라 졸랐는데, 생전에도 주목받지 못한 화가였던 탓에 헐값에 사들일 수 있었다. 42점의 그림과 원본 그래픽, 소묘, 판화 등 220여 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에곤 실레 컬렉션’을 보유하게 된 배경이다.
루돌프 슬롯 꽁 머니는 1955년 오스트리아 모더니즘 전시에 실레의 작품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런던, 뉴욕, 뮌헨, 도쿄, 함부르크 등에서 컬렉션을 소개하며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실레 외에도 클림트와 오스카 코코슈카, 리하르트 게르스틀 등 1900년 세기 전환기 빈에서 활동한 숨은 표현주의 거장들의 작품까지 한데 모으며 빈 모더니즘의 파격적 실험들이 조명받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개인 수집가의 컬렉션이 모두가 향유하는 국립슬롯 꽁 머니의 소장품이 된 건 70대에 접어든 루돌프 레오폴트가 1994년 슬롯 꽁 머니재단을 설립하면서다. 루돌프 레오폴트는 당시 5억7000만 유로(약 8540억원)가 넘는 것으로 평가됐던 자신의 컬렉션을 정부가 시세의 3분의 1 수준에 매입하는 조건으로 협상했다. 그가 원한 건 자신의 이름이 붙은 슬롯 꽁 머니을 세우고 종신 관장직을 맡는 것. 수 천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갖고도 빈 교외의 소박한 집에서 수십 년을 살았던 평소 모습과 어울리는 조건이었다.
2001년 개관한 레오폴드슬롯 꽁 머니은 하얀 석회암으로 외관이 덮인 정육면체 모양의 모던한 건물이 특징이다. 전 세계 미술애호가들이 슬롯 꽁 머니 앞 너른 광장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실레와 클림트의 그림을 보기 위해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모습은 매일 반복되는 풍경이다. 다만 당분간은 관람객의 표정에 적잖은 아쉬움이 나타날 전망이다. 클림트의 ‘수풀 속 여인’, 실레의 ‘작은 마을’ 등의 걸작들이 오는 11월 30일부터 열리는 국립중앙박물관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느라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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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개관한 레오폴드슬롯 꽁 머니은 하얀 석회암으로 외관이 덮인 정육면체 모양의 모던한 건물이 특징이다. 전 세계 미술애호가들이 슬롯 꽁 머니 앞 너른 광장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실레와 클림트의 그림을 보기 위해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모습은 매일 반복되는 풍경이다. 다만 당분간은 관람객의 표정에 적잖은 아쉬움이 나타날 전망이다. 클림트의 ‘수풀 속 여인’, 실레의 ‘작은 마을’ 등의 걸작들이 오는 11월 30일부터 열리는 국립중앙박물관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느라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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