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케이블 제조업체 넥상스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슬롯 꽁 머니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AP
지난 4월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케이블 제조업체 넥상스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슬롯 꽁 머니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AP
슬롯 꽁 머니 채굴업체들이 통합과 독립의 갈림길에 섰다. 전기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슬롯 꽁 머니 공급이 부족해지자 케이블·자동차 등 제조업체들이 채굴업체를 직접 관리해 공급망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주요 슬롯 꽁 머니 채굴업체 경영진이 케이블 제조업체 등 다른 대형 구매자들과 '전기화의 금속(슬롯 꽁 머니)'을 직접 거래하는 조짐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광산업체들이 슬롯 꽁 머니를 채굴, 원자재 시장에 내놓으면 이를 구매자들이 사 갔다면 이제 직거래로 전환한다는 뜻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테슬라 등 제조업체들이 직접 리튬·니켈 원자재를 확보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세계 2위 케이블제조업체 넥상스는 '슬롯 꽁 머니 공급망 통합'의 선두 주자다. 넥상스는 자체 로드밀(광석 분쇄 기계)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 계약을 통해 채굴업체·제련소로부터 슬롯 꽁 머니 동판을 직접 공급받고 있다.

지프·피아트·푸조 등 브랜드를 보유한 다국적 자동차제조사 스텔란티스 역시 슬롯 꽁 머니 직거래를 트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2월 맥웬코퍼가 소유한 아르헨티나 슬롯 꽁 머니 광산 개발에 1억5500만달러(약 2150억원)를 투자하고 맥웬코퍼 지분을 14.2% 인수했다.

조너선 프라이스 텍리소시즈 최고경영자(CEO)는 "충전소, 전력망, 전기차 등에 슬롯 꽁 머니를 이용하는 업체들은 슬롯 꽁 머니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더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라며 "광부와 최종 사용자 간의 직접 연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직거래가 확산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슬롯 꽁 머니 공급 부족이다. 슬롯 꽁 머니 공급이 충분하면 원자재 시장 거래를 통해서도 이를 얻을 수 있고 확보 경쟁이 발생할 일도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30년까지 슬롯 꽁 머니 공급량이 수요보다 15% 낮은 500만t(톤)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재생에너지·전력 케이블·전기차 확산으로 인해 슬롯 꽁 머니 수요 증가율은 과거 연 평균 2%에서 향후 4%로 증가할 것이라고 BoA는 내다봤다.

반면 신규 슬롯 꽁 머니 광산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트리스탄 파스칼 퍼스트퀀텀미네랄 CEO는 "(채굴) 관할권을 얻기 힘들어지고 있다"라며 "(채굴권을 얻기 어려운) 아르헨티나, 콩고민주공화국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렇다면 어디가 쉬운 곳이겠느냐"라고 토로했다. 캐나다 광산기업 퍼스트퀀텀미네랄은 파나마 슬롯 꽁 머니광산에 투자했지만 환경 보호 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로 조업권을 포기했다.

채굴업체들도 지질이 악화하고 정부 인허가를 받는 데 오래 걸리는 등 사업 환경이 까다로워지면서 공급망에 통합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FT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급증 등 대형 프로젝트를 방해하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성장보다 배당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 지나치게 낮은 슬롯 꽁 머니 가격 등도 채굴업체들의 고민거리"라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