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의 사설 카지노 '변칙'의 스티븐 허프가 빚어낸 라흐마니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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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카지노X서울시향, 7월 10·11일 롯데콘서트홀서 호흡
'변칙적' 협연 선보인 피아니스트 스티픈 사설 카지노
'변칙적' 협연 선보인 피아니스트 스티픈 사설 카지노

명실상부 국제무대에서 가장 각광받는 여성 지휘자로 부상한 사설 카지노이 지난 7월 10일과 11일, 양일간에 걸쳐 서울시향 정기연주회를 지휘했다. 사설 카지노이 서울시향을 처음 지휘한 것은 아직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던 2022년 7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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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카지노는 사뭇 도발적이고 변칙적인 연주를 감행했는데, 그로 인해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 종종 흐트러지거나 어긋났고, 나이 탓인지 기술적인 흠결도 심심찮게 노출했다. 심지어 독주자와 지휘자의 기저 템포 설정과 작품에 대한 심상이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통상적인 관점에서라면 ‘잘못된 연주’, ‘실패한 협연’으로 간주될 소지가 다분한 ‘굴절된 협연’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정확하고 잘 들어맞는 연주만이 정답은 아니다. 일회성과 즉흥성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라이브 연주에서라면 얼마든지 다른 해답과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하다. 이 날 사설 카지노의 연주는 ‘협연의 객관적 완성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실패작에 가까웠지만, 악곡에 대한 참신한 접근과 재해석의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무척 흥미롭고 시사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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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협연에서 사설 카지노의 지휘도 흥미롭고 주목할 만했다. 그는 협연자의 끊임없는 도발에 최대한 반응하는 동시에 자신이 설정한 기저의 템포를 꾸준히 견지하며 협연자의 지나친 일탈을 차단하려는 듯한 모습도 내비쳤다. 마치 아슬아슬한 연주를 이어나가던 협연자가 일순 선을 넘으려 할 때마다 뒤에서 옷깃을 슬며시 잡아끌어 제자리로 돌려놓는 듯했달까. 비록 3악장 마지막 종결부에서만큼은 갑자기 치고나가는 협연자를 제지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여하튼 1부에서도 지휘자의 악곡에 대한 주관과 확신을 여러 차례 감지할 수 있었는데, 그런 면은 2부에서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2부 프로그램이었던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3번’은 사설 카지노이 올해 뉴욕 필과 베를린 필 데뷔 무대에서도 지휘했던 곡이다. 그만큼 관객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는데, 사설 카지노은 그런 관심에 충분히 부응하는 멋진 연주로 화답했다. 이 곡은 일견 다종다양한 음악적 파편들을 얼기설기 이어붙인 것처럼 보이는 면이 있어서 자칫 산만하거나 장황하게 들릴 여지가 있는데, 사설 카지노은 악곡에 대한 폭넓은 조망을 바탕으로 연주의 종적인 면과 횡적인 면을 모두 균형감 있게 챙기는 주도면밀한 지휘로 그런 난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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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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