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버전서 중단' 선언…카카오톡, '파격 결단' 이유는

카카오가 카카오톡의 실시간 영상 채팅 서비스인 ‘라이브톡’ 슬롯 꽁 머니 버전을 종료한다.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 업체들이 모바일 생태계에 맞춰 플랫폼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택과 집중 나선 슬롯 꽁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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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달 초 카카오톡 슬롯 꽁 머니 버전에서 라이브톡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라이브톡은 단체 채팅방에서 개설자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채팅방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며 채팅할 수 있다. 유튜브, 숲, 치지직 등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비슷한 기능이다.

IT업계에선 카카오가 복잡해진 카카오톡 기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더 적은 슬롯 꽁 머니 버전에 먼저 손을 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2013년 카카오톡 슬롯 꽁 머니 버전을 내놓은 뒤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 각종 서비스를 적용했다.

슬롯 꽁 머니 관계자는 “영상 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톡’과 기능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라이브톡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페이스톡의 기능을 고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슬롯 꽁 머니 플랫폼에 모바일 콘텐츠 소비 방식을 결합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카카오는 지난 2월 다음의 슬롯 꽁 머니 화면을 7년 만에 개편하면서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을 보여주는 ‘오늘의 숏’ 공간을 추가했다. 오늘의 숏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쓰이는 세로형 영상을 적용했다. 슬롯 꽁 머니 화면에 모바일용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창구를 만든 셈이다.

다음 이용자도 슬롯 꽁 머니보다 모바일로 접속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정보분석업체인 셈러쉬에 따르면 지난달 다음 웹사이트의 모바일 접속 비율은 73%로 슬롯 꽁 머니(27%)보다 약 2.7배 많았다.

○무신사도 슬롯 꽁 머니용 화면 삭제

다른 플랫폼 업체도 슬롯 꽁 머니보다 모바일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지난해 포털 사이트의 슬롯 꽁 머니 화면을 모바일 화면과 비슷하게 개편했다. 모바일 버전 오른쪽 상단에 둔 바로가기, 알림 등의 기능을 슬롯 꽁 머니 화면에서도 같은 위치에 배치했다. 메일, 카페, 블로그, 쇼핑 등의 서비스 아이콘도 모바일 화면과 비슷하게 검색창 밑으로 이동시켰다.

아예 슬롯 꽁 머니용 화면을 없앤 업체도 등장했다. 지난 3일 무신사는 웹사이트의 슬롯 꽁 머니 화면을 모바일 버전과 동일한 세로형 화면으로 통일했다. 무신사는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 국내 최대 규모 패션 플랫폼 업체다. 갑작스럽게 개편이 이뤄지자 슬롯 꽁 머니로 무신사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플랫폼 업체들이 슬롯 꽁 머니 기반 서비스를 없애는 것은 젊은 이용자들이 모바일을 고집해서다. 셈러쉬에 따르면 미국 내 접속자 수 상위 100개 웹사이트의 모바일 접속 비율은 2021년 64.4%에서 지난해 80.5%로 2년 새 16.1%포인트 늘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10·20대가 슬롯 꽁 머니보다 모바일 기기에 더 익숙하다는 점도 슬롯 꽁 머니 서비스 축소의 원인”이라며 “슬롯 꽁 머니·모바일 병용 서비스를 모바일 생태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