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만큼 주면서 그렇게 아까웠나"…슬롯들, 또 낮췄다
일부 슬롯들이 고객들의 예탁금 이용료율을 도로 낮추고 있다. 지난해 이용료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인상안이 나온 지 불과 수개월 만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투자슬롯은 다음 달 3일부터 평균잔액 50만원 미만 계좌의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 연 0.85%에서 연 0.10%로 낮춘다. 평잔 50만원 이상의 경우 연 1.05%에서 연 1.00%로 변경했다.

KB슬롯은 지난달 1일 평잔 100만원 이상의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 연 1.06%에서 연 1.02%로 내렸다. 지난 1월 1.06%로 인상한 지 3개월 만이다. 은 지난달 15일 이용료율을 기존 연 1.02%에서 0.98%로 하향했다고 밝혔고, 도 같은 날 예탁금 100만원 이상 이용료율을 기존 연 0.6%에서 0.55%로 낮춘다고 고지했다.

예탁금 이용료는 슬롯가 고객으로부터 예탁받은 금액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다. 슬롯는 고객의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맡기고, 증권금융은 자금을 운용해 얻은 이익을 슬롯에 배분한다. 이 수익 중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게 예탁금 이용료다.

예탁금 이용료율은 지난해만 해도 슬롯별로 이용료율이 1%를 밑도는 곳이 많았다. 시중 금리가 급등하면서 예탁금 이용료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슬롯들은 잇달아 인상안을 내놨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10월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제정하고 올 1월부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비교 공시를 시작했다.

일부 슬롯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다시 낮추면서 다른 슬롯들도 이를 뒤따를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용료율이 인상됐지만, 여전히 시중 금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운영 중인 슬롯 56곳의 평균 예탁금 이용료율 연 1.26%에 불과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3.5%, 3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45%에 달한다.

배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