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보던 '그녀가 죽었다'…살인범 된 공인중개사 [김예랑의 영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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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 만큼 재밌다? 어쩌면 대항마
크랭크업 3년 만에 개봉하는 '그녀가 죽었다'
관음증 변요한X관종 신혜선, 캐릭터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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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구정태는 편의점 창가 자리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 중이었다. 그러다 편의점 소시지를 뜯으면서 온라인에서 검색한 비건 샐러드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였다. 그녀의 피드에는 명품을 휘두르고 값비싼 호텔 식당에서 식사하는 허세 가득한 사진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유기견 봉사를 시작하며 네티즌들로부터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로 추앙받게 된다. 다친 길고양이를 구해 병원에 가면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시청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구정태는 자신의 레이더를 가동해 한소라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이건 운명인가. 그가 일하는 부동산에 한소라가 집을 내놓기 위해 카드키를 맡긴 것. 아무리 노력해서 한소라의 집엔 '방문'(?) 할 수 없었는데, 횡재다.한소라의 빈집에 드나들며 막힌 배수관을 뚫고, 그녀가 즐겨 사용한 핸드크림의 향을 맡으며 자신만의 즐거움을 누리던 하루하루가 지났다. 관찰 152일째, 그녀 몰래 전구를 갈아주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소파에 죽은 채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살인이다. 하지만 정태는 허락 없이 집에 들어간 것이 발각될까 무서워 떳떳하게 신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사면초가에 빠진 구정태, 자신을 옥죄는 수사망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데 이거, 쉽지 않다.
김세휘 감독의 연출 데뷔작 '그녀가 죽었다'는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행태를 사실적으로 포착하고 SNS의 문제점을 스크린에 옮기는데 고민을 거듭한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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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신과 맞닥뜨려도 신고는커녕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사람의 죽음 앞에서 죄책감 보다 자신의 평판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인간의 죽음보다 자신이 키우던 개미의 죽음에 더 슬퍼하는. 이런 모습의 캐릭터에서 섬뜩하고 불쾌하고 찝찝한 감정을 느낀다.
영화 역사상 이런 캐릭터들만 모으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비정상적이고 비호감이다. 이를 연기한 배우 변요한과 신혜선은 연기 차력 쇼를 벌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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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슬롯사이트 추천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버스 옆 고등학생의 카톡을 흘깃 보며 슬며시 웃음 짓는 남성. 평범한 직장인으로 보이는 그에겐 은밀한 취미가 있다. 부동산 고객이 맡긴 카드키로 집에 들어가 남의 삶을 훔쳐보는 것이다. 그는 집주인이 잃어버렸는지 알 수 없을 것 같은 하찮은 물건을 손에 넣고 자신만의 공간에 전시한다.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은 타인을 관찰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그에게 '럭키'한 직업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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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묵힌 '그녀가 죽었다'의 대반전…'범죄도시4' 대항마 될까
자기 과시형 '관종', 관찰의 과잉 '훔쳐보기'가 일상이 된 현대사회. 누군가는 '대관종의 시대'라고 부른다. 소위 '잘 나가는' 자기 모습을 전시하면서 타인의 관심을 끌고, 또 이를 맹목적으로 훔쳐보는 이들도 있다.김세휘 감독의 연출 데뷔작 '그녀가 죽었다'는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행태를 사실적으로 포착하고 SNS의 문제점을 스크린에 옮기는데 고민을 거듭한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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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신과 맞닥뜨려도 신고는커녕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사람의 죽음 앞에서 죄책감 보다 자신의 평판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인간의 죽음보다 자신이 키우던 개미의 죽음에 더 슬퍼하는. 이런 모습의 캐릭터에서 섬뜩하고 불쾌하고 찝찝한 감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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