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허울 좋은 '카지노 꽁 머니 최다 보유국'…뜯어보면 '지역축제' 수준뿐

미술계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는 2년마다 열리는 카지노 꽁 머니다. 카지노 꽁 머니는 원래 ‘격년마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하지만 1895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베네치아 카지노 꽁 머니가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 축제로 성공한 이후 ‘참신하고 도발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을 내보이는 격년제 국제미술전’이라는 뜻이 추가됐다. 이후 미국의 휘트니카지노 꽁 머니(1932년)와 브라질의 상파울루카지노 꽁 머니(1951년) 등이 창설돼 권위 있는 미술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도 그 뒤를 따랐다. 1995년 시작된 광주카지노 꽁 머니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163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곧바로 ‘세계 5대 카지노 꽁 머니’에 이름을 올렸다. 광주카지노 꽁 머니의 성공에 자극받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뒤따라 카지노 꽁 머니를 창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광주카지노 꽁 머니의 최전성기는 1회였다. 이후 관객 수가 점차 줄더니 최근 10년 동안에는 20만~30만 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쇠퇴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카지노 꽁 머니 난립’이다. 미술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열리는 카지노 꽁 머니 수는 20개가 넘는다.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카지노 꽁 머니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작가 및 큐레이터 인력과 역량은 한정돼 있는데 행사는 수십 개로 나뉘어 열리니 전시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카지노 꽁 머니가 지역 생활미술 축제 수준”이라는 게 미술계의 평가다.

이런 현상은 지자체장들이 카지노 꽁 머니를 통한 ‘지역 브랜드 홍보’에 집중하면서 생겨났다. 김영호 중앙대 미술학부 명예교수는 “광주카지노 꽁 머니부터가 지방자치제 시작과 함께 출발한 행사”라며 “지자체장 입장에서 카지노 꽁 머니는 보기도 좋고 지역 주민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는 데다 사람들을 결집하는 효과도 있는 대형 행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탓에 카지노 꽁 머니의 평균적인 수준은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목/성수영 기자 moki9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