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조선·바이오 늘린 슬롯 머신…실적악화 유통주는 매도
최근 1년간 슬롯 머신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제약·바이오, 2차전지 비중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지주사와 금융사 비중도 커졌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슬롯 머신이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주식 시가총액(21일 기준)은 764조5305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2244조1699억원)의 34.07%를 차지했다. 2022년 1월 26일(34.2%) 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반도체주 매수가 두드러졌다. 지난 1년 사이 의 슬롯 머신 보유 비중은 50.72%에서 54.85%로 늘었다. 도 50.34%에서 54.39%로 확대됐다. (5.70%→15.12%), (6.56%→22.96%), (15.81%→26.24%) 등도 슬롯 머신 비중이 2~3배 가까이 커졌다.

1년간 조선·바이오 늘린 슬롯 머신…실적악화 유통주는 매도
슬롯 머신은 올해 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 테마가 불거지자 저PBR주로 통하는 지주사와 금융사 비중을 늘렸다. 그 영향으로 현대차의 슬롯 머신 비중은 1년 전 30.42%에서 최근 38.32%로 커졌다. , , , , , , 등도 비중이 확대됐다.

슬롯 머신은 조선과 제약·바이오 업종도 사들였다. 의 슬롯 머신 지분율은 1년 사이 3.28%에서 17.26%로 커졌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는 1년 전 1%도 안 되던 슬롯 머신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 도 투자가 늘었다. 에코프로, 금양 등 2차전지와 , 등도 비중이 늘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슬롯 머신 비중이 49.41%에서 27.47%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슬롯 머신 투자자 지분율이 20%포인트 넘게 급감한 상장사는 포스코홀딩스뿐이었다.

포스코홀딩스의 슬롯 머신 이탈 배경으로는 탄소 배출 등 기후 리스크가 꼽혔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2022~2023년 포스코홀딩스를 투자에서 배제한 유럽 소재 기관은 최소 15곳 이상으로 집계됐다. 네덜란드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로베코는 올해 기후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포스코를 투자 배제 리스트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롯 머신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유통업종도 비중을 줄였다. , , 등이다. 같은 업종이라도 실적에 따라 비중 축소와 확대가 달라졌다. 엔터주 중 (42.26%→31.04%)와 (21.80%→12.96%)은 팔았지만 (15.44%→20.75%)는 더 담았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