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JYP 창의성총괄책임자(CCO),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 /사진=슬롯DB
박진영 JYP 창의성총괄책임자(CCO),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 /사진=슬롯DB
슬롯;앨범 판매량이 떨어지는 게 K팝의 위기로 이어지는 건 아닐까요?슬롯;

한 엔터 관계자는 이같이 걱정했다. '밀리언셀러(앨범 100만장 이상 판매)', '더블 밀리언셀러', '트리플 밀리언셀러' 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음반 판매량 경쟁에 매몰돼 있었던 업계가 최근 주춤하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인 그룹 있지(ITZY)가 이달 발매한 신보의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의 판매량)은 32만장으로 전작(82만장) 대비 61%나 감소했다. 엔믹스(NMIXX)는 61만장을 기록했는데, 전작이 초동만으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NCT 127, 에스파, 레드벨벳도 이전보다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 엔터사들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1개월 주요 4사의 주가는 하이브 -4.4% JYP엔터테인먼트 -16.8%, SM엔터테인먼트-8.7%, YG엔터테인먼트 -7.4%로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언급했던 '슬롯 위기론'이 재조명되는 등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수장들까지 직접 나섰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총괄책임자(CCO)는 지난 18일 자사주 50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23일 자사주 2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의 시그널을 준 셈이다. 큰 변동까지는 아니지만 이후 YG 주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앨범 판매 부진과 관련해서는 중국 시장이 거론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전체 음반 수출액에서 중국 비중은 2022년 22%에서 2023년 12%로 크게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슬롯닷컴에 "중국 공구가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원인이 여러 가지 일 수 있다. 중국 수출이 문제가 된 시점이 지난해 6월부터다. 그쯤에 중국의 부동산발 경기 침체가 발생했고, 또 중국 정부의 그림자 규제도 의심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다만 중국 판매량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 전망, 이를 K팝의 위기로 연결 짓기엔 무리가 있다고 봤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슬롯;중국 내 K팝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팬덤이 위축된 거라면 수출액이 점진적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외부적인 요인을 의심하는 이유슬롯;라면서 슬롯;심지어 지난해 11월부터 서서히 수출 데이터가 회복되고 있다슬롯;고 전했다.

중국과 함께 동남아 수출액도 줄어들었는데 이는 북미,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슬롯;K팝이 아예 북미나 유럽을 타깃으로 그쪽 입맛에 맞춰 만들어지고 있다.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던 K팝 2.0 스타일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슬롯;이라며 슬롯;동남아에서 K팝의 인기가 줄어든 걸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매출이나 데이터로만 보면 동남아 시장은 원래 작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으로 우려할 필요는 없다슬롯;고 진단했다.

오히려 전 세계 음악 시장 3~5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영국, 프랑스가 주요 수출국에 포함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계는 불안정한 중국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일찌감치 더 넓은 음악 시장을 공략해왔던 바다. 한 관계자는 슬롯;팝 시장의 장벽을 넘기 위해 기존 팀들은 영어 곡을 발매하고, K팝 제작 시스템을 현지에 적용해 외국인 위주로 구성된 팀도 생겨났다. 과도기를 지나 올해는 새 시장의 확실하고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자리 잡아야 하는 상황슬롯;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사는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에서 투어스가 데뷔한 데 이어 빌리프랩의 아일릿, 하이브UMG의 캣츠아이 등을 선보인다. JYP는 미국인과 캐나다인으로 구성된 걸그룹 비춰(VCHA)를 론칭한 데 이어 일본 현지화 그룹 니쥬의 남자 버전도 준비 중이다. SM은 NCT의 마지막 팀인 NCT 위시를 내달 데뷔시키며, 팝의 본고장인 영국 현지에서 보이그룹도 만들 예정이다.

블랙핑크 재계약 이슈로 크게 휘청였던 YG도 국내 및 해외 현지 오디션을 통해 글로벌 신인을 발굴,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YG는 슬롯;아티스트의 다양한 활동 및 글로벌 마켓 공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지속적인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슬롯;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영 슬롯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