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시인으로 돌아온 슬롯사이트 꽁머니사 전무 "쓸쓸한 사람 위해 정직한 반항"
증권시장을 취재하는 기자들 사이에 슬롯사이트 꽁머니의 이희주 전무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었다. 대형 증권회사의 홍보 베테랑인 데다가 인품도 넉넉해 기자들이 좋아했다. 그리고 또 하나 유명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시인이라는 점이었다. 그는 1989년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등단하자마자 한국투자신탁(슬롯사이트 꽁머니)에 입사해 33년간 증권맨으로 지냈다.

이 시인이 오랜 회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생애 두 번째 시집 <내가 너에게 있는 이유를 최근 냈다. 1996년 첫 번째 시집 <저녁 바다로 멀어지다 이후 27년 만이다. 이 시인은 1962년 충남 보령 출생으로 한양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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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렁한 양복의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책상 위 명패를 둔 임원이 되기까지 나름 바람 불고 서리 내리던 삼십 년 세월을
가늠해 보았던 시

내 신입 시절의 호기 어린 맹세를 되새기며 오늘도 입김 불어 내 이름 석 자를 닦는다고 마무리했던
이제는 필요 없는 시

- 이희주 시인 ‘이제는 필요 없는’ 중에서

새로운 시집은 총 4부로 68편을 담았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쓸쓸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다시 시인으로 돌아온 이 전 전무는 말한다. “나는 다시 반항하기로 했다. 정직하게 반항하기로 했다. 조직에서 밀려나고 사랑에 배신당하고 타자들에게 소외되고 고립된, 한마디로 슬프고 쓸쓸한 사람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문학이 꼭 그러라고 있는 것은 아니겠으나 적어도 나는 그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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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주 시인(전 슬롯사이트 꽁머니 전무)

임지훈 문학평론가는 시 해설에서 “이희주의 시적 화자는 혼자라는 사실을 오래도록 곱씹고 있다. 그 속에는 과거의 후회도 있고 현재의 사실도 있으며 미래가 되길 바라는 희망도 스며들어 있다”며 “그와 같이 스스로 번민하고 고뇌하며 함께 슬퍼하는 사람은 드물고 귀할 따름”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