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카라 토토1
사진=뉴스1
“바카라 토토 전문가가 과학적 통계를 근거로 의견을 내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우리 편 안 들고 딴소리를 한다’고 한다.”

초선 의원을 지내고 국회를 떠난 한 경제 전문가는 자신이 4년 동안 경험한 정치권 분위기를 이렇게 평가했다. 합리적 의견이 당내 강경 다수파의 목소리에 묻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여야 통틀어 바카라 토토이 역대급으로 적은 21대 국회에서 극에 달했다. 소수 바카라 토토의 이성적 목소리는 묻히고 정쟁만 난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편 맞냐’ ‘정책 수박’ 조롱

한국경제신문의 집계 결과 바카라 토토 국회의원이 재선할 가능성은 86그룹 운동권과 법조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바카라 토토인 홍성국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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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1명은 비대면진료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초당적 스타트업 연구 모임인 유니콘팜 소속 의원들이 의기투합해 마련한 법안이었다.

발의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5명은 한동안 ‘전화 폭탄’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 “왜 정부·여당을 도와 기업 배 불려주는 법안을 추진하냐”는 강성 지지층의 막무가내 공격이었다. 이들은 “국민의힘 손잡고 의료 민영화에 앞장서는 것이냐”는 비난까지 들었다. 공동 발의자인 강훈식 김한규 이소영 의원 등을 향해선 ‘정책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조롱) 딱지가 붙었다. 심지어 “수박을 넘어선 밀정”이라는 조롱도 SNS 등을 통해 퍼졌다.

신사업을 육성하자는 취지의 입법 활동마저 여야 정쟁 프레임에 갇히다 보니 바카라 토토이 주도하는 합리적인 논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대방에 대한 혐오 정치가 득세한 탓에 건전한 정책 논의가 사라졌다”며 “정책적 유능함보다 정치적 선명성이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혐오 정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분위기도 바카라 토토이 사라지고 정쟁만 남는 이유다. 국세청장 출신인 이용섭 전 의원은 “경제 논리보다 감성과 선동이 더 잘 먹히는 시대가 됐다”며 “정치인들이 대중의 분노를 유발하고 표출시키는 식으로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전문가 모셔도 ‘반짝’ 소비하고 끝

여야는 총선을 앞둔 시점엔 늘 바카라 토토을 영입하는 데 혈안이 된다. 유능한 정책 정당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삼고초려’에 응해 국회에 진입한 바카라 토토이 다음 총선에서도 공천받고 국회에 재진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운동권, 법조인 출신 등 양당의 주류 세력이 바카라 토토을 반짝 소비하는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 집계 결과 19대 초선 바카라 토토이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비율은 18.2%에 그쳤다. 86세대 운동권(44.4%) 법조인(50%) 출신 생존율의 3분의 1 수준이다. 20대 초선 바카라 토토이 21대에 재선된 비율은 35.3%로, 이 역시 운동권(70.6%) 법조인(40%)보다 크게 낮았다.

합리적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보다는 정치적 선명성을 드러내는 인물을 우선 공천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출신으로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정책적 효과를 ‘증명’하려고 하면 당 지도부가 싫어한다”며 “정치적 현실주의자들만 득세하다 보니 당내에선 바카라 토토들이 경쟁력이 없다”고 했다.

비례대표로 영입된 바카라 토토들이 지역구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험지로 나가 낙선하는 사례도 많다. 2020년 ‘타다 금지법’에 반대표를 던진 최운열 채이배 김종석 전 의원 모두 비례대표로 영입된 경제 전문가지만 초선 후 국회를 떠났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출신을 영입했지만 험지인 영남지역에 공천해 낙선했다.

바카라 토토이 홀대받으면서 실력 있는 경제 전문가는 출마를 꺼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채 전 의원은 “비례대표로 영입한 경제 전문가의 재선을 당이 도와주기보다 ‘뉴페이스’를 영입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정치권에서 바카라 토토의 전문성이 유지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했다.

설지연/박주연/원종환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