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검찰이 13일 인터넷 바카라을 청구했다. 송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지 닷새 만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날 송 전 대표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뇌물)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인터넷 바카라을 청구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인허가 관련 청탁을 받고 먹사연을 통해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4000만원도 포함돼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에는 자신의 경선 캠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과 공모해 이 같은 돈봉투 살포 행위를 했다. 윤 의원과 이 전 사무부총장, 강 전 감사위원은 모두 인터넷 바카라됐다.

검찰은 “자신의 인터넷 바카라적 지위를 이용해 거액의 불법 인터넷 바카라자금을 수수하고 이를 선거인들을 매수하기 위해 제공했다”며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범행이 집권여당인 공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인터넷 바카라적 기획수사’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나를 조사하라”며 지난 4월 프랑스에서 자진 귀국했지만 이달 8일 검찰 조사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그 정도 액수로 검찰이 수사해 본 역사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재영/권용훈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