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방어주’인 음식료주가 증권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장기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진 2014~2015년처럼 음식료주의 초강세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음식료주를 선별할 때 ‘수출, 스프레드(제품과 원료 가격 차이), 가성비’ 등 세 가지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수출주로 거듭난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음식료품업종지수는 3623.6(8일 기준)으로 지난 8월 이후 10.2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36% 떨어졌다. 경기 민감주로 분류되는 정유·화학·조선주 등이 약세를 보이는 동안 음식료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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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고물가 고금리로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진 만큼 필수소비재 중에서도 가격대가 낮은 음식료의 상대적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음식료주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로는 수출 모멘텀이 꼽힌다.

올해는 ‘K라면 열풍’에 힘입어 이 60.2%, 이 12.1% 상승하는 등 라면주가 유독 강세를 보였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해외 사업 모멘텀을 보유한 업체들의 주가가 차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라면에 이어 냉동김밥 만두 음료 등으로 수출 라인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료업체 중 내년 수출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롯데칠성이다. 올해 4분기부터 필리핀 펩시가 연결자회사로 편입돼 실적에 반영돼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8%에서 내년 3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인도 베트남 등 해외에서 공장을 증설하는 등도 수출 모멘텀 기대주로 꼽힌다.

“외식보다 집밥에 주목해야”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도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급등한 밀 옥수수 대두(콩) 등은 최근 가격이 하향 안정화돼 2021년 평균 수준까지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소맥(밀) 선물 가격은 8월 이후 16.1% 떨어졌다.

지난달 달러당 1360원까지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최근 130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안정화하는 추세여서 음식료업체들은 원재료 수입 부담을 덜었다.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대상 등이 있다.

음식료품 소비 트렌드는 ‘배달(코로나19)→외식(리오프닝)→값싼 집밥(경기 침체)’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의 재정 상황 악화 시 제일 먼저 외식비부터 줄이겠다는 응답이 66.1%로 가장 높았다.

따라서 교촌에프엔비 등 배달·외식 업체보다는 등 즉석밥과 만두 등을 생산하는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식 대비 집밥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격 부담이 작은 가성비 품목으로 견조한 수요 증가가 돋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