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중국 슬롯 꽁 머니(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했던 이탈리아가 중국에 탈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미·중 갈등 와중에 슬롯 꽁 머니 참여가 부담스러워졌고, 대중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등 경제적 실리도 챙기지 못해서다. 이어 열린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정상회담도 성과 없이 끝났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3일 중국 정부에 슬롯 꽁 머니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전달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슬롯 꽁 머니에 대해 “원하는 효과를 내지 못했으며 더 이상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했다. 이탈리아는 2019년 슬롯 꽁 머니 사업에 참여했다. 협정이 5년 단위로 자동 갱신돼 올해 말까지 갱신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미·중 갈등 속 서방이 대중 의존도 줄이기에 나선 만큼 EU의 일원인 이탈리아도 슬롯 꽁 머니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중국 외교부는 이탈리아의 슬롯 꽁 머니 탈퇴 통보에 대해 “슬롯 꽁 머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 협력 플랫폼”이라며 “협력에 먹칠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에서 7일 4년 만에 열린 슬롯 꽁 머니와 중국의 정상회담은 별다른 소득 없이 종료됐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슬롯 꽁 머니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슬롯 꽁 머니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중국과 유럽은 상호이익과 협력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종류의 간섭을 제거하고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반대로 슬롯 꽁 머니 측은 중국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물자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유럽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과 양측 간 이견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유정/김인엽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