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대가의 연주를 듣는다'는 경외심에 지배된 무대...길 샤함&KBS슬롯사이트 보스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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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슬롯사이트 보스악단 795회 정기연주회
바이올리니스트 길 슬롯사이트 보스 협연
'따스한 칸타빌레' 특징 두드러져
지휘자 잉키넨, 색채와 음역 적절히 배치
고도로 응집된 앙상블…포인트 명료히 전달
바이올리니스트 길 슬롯사이트 보스 협연
'따스한 칸타빌레' 특징 두드러져
지휘자 잉키넨, 색채와 음역 적절히 배치
고도로 응집된 앙상블…포인트 명료히 전달

독주를 맡은 길 샤함은 현역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단연 최고령급의 원로이다. 그가 수십 년에 걸친 활동 기간 내내 보여줬던 고유한 특징은 따스한 칸타빌레인데, 이번 공연에서도 그 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2악장은 바버 특유의 낭만성을 뼛속까지 체득한 연주라 할 만했다. 앞의 두 악장과는 달리 작곡가가 처음부터 초고난도의 악구를 지뢰밭처럼 깔아놓은 3악장 역시, 길 샤함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깔끔한 연주로 훌륭하게 헤쳐 나갔다. KBS슬롯사이트 보스악단 역시 기민하고 빈틈없는 반주로 독주자를 충실하게 뒷받침했다.

피에타리 잉키넨이 KBS슬롯사이트 보스악단의 상임지휘자가 된 뒤로 그의 지휘를 직접 접하면서 매번 느낀 바가 있다. 잉키넨은 음악에서 ‘큰 그림’을 잘 그리는 지휘자이다. 그림에 빗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그는 구도를 잘 잡을 뿐만 아니라 색채와 음영을 적절히 배치할 줄 안다. 그래서 전에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곡이라 하더라도 음악의 극적 흐름을 깔끔하고 일목요연하게 전달한다.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대단한 장점이며, 생소하거나 통일성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작품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잉키넨은 1악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악상이 허용할 경우에는 최대한 시벨리우스적인 색채를 부여했는데, 지휘자의 국적을 감안하면 무척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근래 들었던 공연 가운데 청중의 태도가 가장 정숙했던 것 역시 이날 공연을 오랫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돌이켜보게 될 요인 중 하나로 꼽아야 할 듯하다.
황진규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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