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꽁 머니가 주가조작 의혹으로 거래 정지된 가운데 키움증권에서 약 5000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업계에선 주가조작 세력이 키움증권에서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키움증권은 최대 수천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 바카라 꽁 머니 사태로 미수금 4943억
20일 키움증권은 바카라 꽁 머니 종목을 미수거래한 고객 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17배 오른 바카라 꽁 머니는 지난 18일 하한가를 기록했고 19일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검찰은 20일 바카라 꽁 머니 주가조작 혐의로 일당 네 명을 구속했다.

미수거래는 20~40% 증거금률로 주식 매수 자금을 증권사에서 빌려 사흘 안에 갚는 초단기 대출이다. 바카라 꽁 머니의 증거금률은 40%였다. 주가조작 세력은 약 3000억원어치 증거금으로 500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에서 미수가 발생한 계좌는 100여 개로, 바카라 꽁 머니 한 종목만 미수거래를 통해 매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명계좌 등 비정상 계좌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이 아니라 바카라 꽁 머니 주식을 증거금으로 사용해 돈을 빌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수거래는 바카라 꽁 머니가 하한가를 기록하기 직전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 매매가 정지되면서 키움증권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계는 상당액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證, 바카라 꽁 머니 미수 직격탄…업계 "수천억원 손실 가능성"

바카라 꽁 머니 주가는 지난 18일 하한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년 전에 비해 일곱 배 급등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거래정지가 풀리면 상당 기간 연속 하한가로 직행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주가조작 세력이 바카라 꽁 머니 주식을 증거금으로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키움증권이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 정지된 바카라 꽁 머니의 시가총액은 1조5757억원이다. 하한가 직전이자 키움증권을 통해 미수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 17일 기준 시가총액은 2조2497억원이었다.

바카라 꽁 머니는 작년에 79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같은 기간 순이익 738억원을 기록한 한솔제지의 시가총액은 2411억원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바카라 꽁 머니의 적정 시가총액을 1000억~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래 정지 조치가 해제되면 하한가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미수거래에 사용된 증거금이 현금이 아니라 바카라 꽁 머니 주식이어서 키움증권의 자금 회수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주가조작 세력이 키움증권에서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60거래일간 키움증권 계좌에서 약 3500억원어치(7167만여 주)의 바카라 꽁 머니 주식이 순매수됐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약 650억원) 한국투자증권(약 500억원) IBK투자증권(약 350억원) 교보증권(약 300억원) 등에서는 순매도됐다.

미수거래가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간단한 절차만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점을 주가조작 일당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주가조작 혐의로 일당 네 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주가조작 자금을 모집하는 등 바카라 꽁 머니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바카라 꽁 머니 주가 흐름이 올해 4월 발생한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