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웰메이저사이트, 대형 유통사 손잡고 유니클로 뛰어넘을 것"
“세상에 없던 ‘글로벌 메이저사이트 파이프라인’이 곧 탄생합니다.”

30일 서울 여의도 코웰메이저사이트 회장 집무실에서 만난 이순섭 코웰메이저사이트 회장(55)은 자신만만했다. “나는 야망이 있다”고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 회장은 “메이저사이트기업들이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형태의 사업을 조만간 공개할 방침”이라고 했다. 유명 브랜드의 지식재산권(IP)을 인수한 뒤 국내외 유통사들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주요 유통사 중 한 곳과의 합작법인을 다음달 말께 설립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코웰메이저사이트은 지난 3월 아시아권 IP를 인수한 영국의 국민 브랜드 ‘슈퍼드라이’의 기획·디자인·생산·마케팅을 맡고, 파트너사는 유통을 맡을 예정이다.

언더웨어 바이어로 메이저사이트과 인연


1968년생인 이 회장은 고려대 심리학과(87학번)를 나왔다. 신세계그룹에서 영업 관리, 세일즈매니저, 상품기획(MD), 바이어 등 10년 동안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그중 이마트에서 언더웨어·란제리 바이어로 근무한 게 2002년 코웰메이저사이트(당시 비케이메이저사이트코리아)을 차리게 된 계기가 됐다.
이순섭 코웰메이저사이트 회장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니클로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3월 아시아 지식재산권(IP)을 획득한 영국 국민 브랜드 ‘슈퍼드라이’를 매출 1조원 브랜드로 키우는 게 첫 단추다. 이를 위해 유수의 유통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임대철 기자
이순섭 코웰메이저사이트 회장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니클로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3월 아시아 지식재산권(IP)을 획득한 영국 국민 브랜드 ‘슈퍼드라이’를 매출 1조원 브랜드로 키우는 게 첫 단추다. 이를 위해 유수의 유통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임대철 기자
코웰메이저사이트은 설립 후 단 한 해도 역성장과 적자가 없었다. 지금은 40여 개 글로벌 브랜드의 언더웨어, 스포츠웨어, 화장품, 가방 등 모든 품목을 제작·판매한다. ‘아디다스’, ‘캘빈 클라인’ 등도 처음엔 코웰메이저사이트에 언더웨어 부문만 맡겼지만 성과를 본 뒤 협력 범위를 의류로 확장했다. 이 회장은 “브랜드 오너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고 찾아가면서 수년간 집요하게 문을 두드린 게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캘빈 클라인은 5년, 아디다스는 3년 만에 메이저사이트 제작 및 판권을 따냈다. “거절당하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올해 거절당했다고 내년, 내후년까지 거절당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유니클로 대항할 메이저사이트 키울 것”


이 회장은 “일본의 유니클로에 대항할 글로벌 브랜드를 이른 시일 안에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연신 강조했다. 메이저사이트시장의 ‘큰손’인 권오일 회장의 대명화학에 지분을 넘기고 201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것도 이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방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가총액 100조원, 연 매출 20조원에 달하는 유니클로를 이제 막 매출 1조원(2022년 1조1933억원)을 넘긴 21세 코웰메이저사이트이 넘을 수 있을까. 이 회장은 ‘한국판 유니클로’의 꿈을 이루기에 적합한 브랜드를 오랜 기간 찾아왔다. 조건은 △매출 1조원 수준, 매장 500개 이상 △남녀 모두 선호하는 글로벌 인지도 △국내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였다.

이에 걸맞은 메이저사이트로 슈퍼드라이를 점찍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인도, 호주, 뉴질랜드 제외) 40여 개국에 대한 IP를 5000만달러(약 660억원)에 지난 3월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라이선스 사업은 한정된 계약 기간에 본사에 로열티를 주는 구조인 반면 IP 인수는 상표권을 영구히 갖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유수의 중국 기업을 제치고 거둔 성과였다.

유통사와 합작법인 설립


이 회장은 “슈퍼드라이를 아시아의 ‘메가메이저사이트’로 키울 판을 짜놓았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말께 대형 유통사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게 첫 단추다.

유통사 스스로 메이저사이트를 확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파트너사들과는 동남아시아 공략부터 협업에 나선다. 중국은 시차를 두고 진입하기로 했다.

코웰메이저사이트이 슈퍼드라이 영국 본사에 10년간 5억달러(약 6600억원) 규모를 역수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만에 하나 아시아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본사 역수출이라는 안전판이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슈퍼드라이를 아시아에서 연 1조원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슈퍼드라이가 성공하면 다른 브랜드들도 이 파이프라인(합작법인)에 잇달아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10개 이상을 확보해 10조원 가치의 기업을 만드는 게 그의 야망이다. 이 회장은 “유니클로, 갭 등 초대형 글로벌 브랜드를 운영하는 메이저사이트기업이 한국에서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며 메이저사이트계 이정표를 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 이순섭 회장 약력

△1968년 경남 밀양 출생
△1987년 고려대 심리학과 입학
△2002년 비케이코리아(현 코웰메이저사이트) 설립
△2015년 필코전자-코웰메이저사이트 합병
△2021년 로젠택배 인수
△2023년 슈퍼드라이 아시아 IP 획득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