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짠하고 아픈 중년의 로맨스 연기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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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출연 결정을) 매일 후회했다”며 웃었다. “필리핀 현지에서 하루에 14개 씬을 찍은 적도 있었어요. 영화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분량이었죠. 너무 힘겨워하면서 연기를 했다는 게 아쉬웠는데 다행히 작품을 잘 봐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합니다.”
슬롯 꽁 머니;카지노’의 흥행 덕분에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자는 크게 늘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디즈니플러스 앱 설치자 수는 전년 동기(335만명) 대비 51% 늘어나 505만명에 달했다.
드라마가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건 아니다. 차무식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시즌1(1~8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카지노 전설이 된 차무식이 위기를 겪고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하는 이야기가 그려진 시즌2(8~16회)에 이르러서 관심이 급증했다. “반응들을 신경쓰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슬롯 꽁 머니;너무 재미없더라’라는 얘기까지 듣고 나니 슬롯 꽁 머니;조금만 참으면 참으면 될텐데’라고 생각하며 아쉬워 했어요. 그래도 초연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지막회에서 차무식이 죽음에 이르러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일기도 했다. 최민식은 이를 두고 작품 초반에 나왔던 슬롯 꽁 머니;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다)’이라는 고사성어를 언급했다. “꽃잎이 떨어지듯 차무식이 퇴장한 거죠. 욕망으로 치닫던 사람은 그렇게 마무리 됩니다. 구질구질한 서사나 마무리를 하는 것보다 화끈하게 셔터를 내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요즘 최민식은 매니저와 기획사도 없이 직접 운전을 하고 다니며 활동하고 있다. “차무식이나 저나 인생이 정신없이 흘러간 점은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슬롯 꽁 머니;내가 잘 흘러가고 있나’ 멈춰서서 생각할 수 있는 브레이크가 필요한 법이잖아요. 차무식에겐 브레이크가 없었지만 저는 그렇게 혼자 생각할 여유도 가지며 인생의 브레이크를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봤지만, 더 해보고 싶은 역할도 많다고 했다. “다음엔 중년의 로맨스를 연기하고 싶어요. 감히 꽃 피울 엄두도 나지 않는, 절제하기에 더 짠하고 아픈 사랑 이야기요. 요새는 만날 누군가 죽이는 작품들이 많은데, 단편 소설 같은 휴먼 드라마도 활성화 되면 좋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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