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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100~22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를 넘어서며 증시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섣부르게 주식을 저가 매수하기보다 채권이나 슬롯 꽁 머니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게 위험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역머니무브 가속화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25.01% 하락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중앙은행 긴축 강화 등 악재가 해소되기 전까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예·슬롯 꽁 머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정기예·슬롯 꽁 머니 잔액은 799조8000억원으로 8월 말(768조5000억원) 대비 4.1% 증가했다. 금리도 크게 높아졌다. 최근 5대 시중은행은 최고 금리가 연 4.0% 이상인 예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예·슬롯 꽁 머니은 만기까지 원금을 묶어둬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금리가 높아 보이더라도 대부분 상품이 기본금리는 낮고 특정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만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원하는 만큼 이자를 챙겨가는 게 쉽지 않다는 의미다.

채권과 슬롯 꽁 머니는 이런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증시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이 반등할 경우에는 확정수익에 더해 매매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만기가 짧은 단기채 위주로 슬롯 꽁 머니하라고 조언한다. 장기채는 듀레이션(만기)이 긴 특성상 가격이 금리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단기채는 금리가 오르더라도 변동성이 낮고 손실 폭이 제한적이다. 남도현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장은 “단기채는 매력적인 금리 구간에 접어들었고, 추가로 금리가 오르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슬롯 꽁 머니수익률 10% 종목도 등장

증시가 급락하면서 슬롯 꽁 머니의 매력도 크게 높아졌다. 배당수익률은 주당배당금(DPS)을 주가로 나눈 값이다. 분모인 주가가 낮아지면 배당수익률이 높아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존재하는 222개 기업 가운데 올해 기대 슬롯 꽁 머니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BNK금융지주(10.07%)다. 경기 침체에 따른 건전성 악화 우려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대 슬롯 꽁 머니수익률이 10%대까지 치솟았다. DGB금융지주(9.88%) 우리금융지주(9.74%) 에쓰오일(9.56%) JB금융지주(9.55%) 효성(8.88%) 등이 뒤를 이었다.

기대 슬롯 꽁 머니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엔 위험이 클 수 있다.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하면 슬롯 꽁 머니수익보다 평가손실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슬롯 꽁 머니금의 재원이 되는 순이익이 감소하면 슬롯 꽁 머니컷(슬롯 꽁 머니 포기나 삭감)이 일어날 수도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년(2016~2021년)간 꾸준히 슬롯 꽁 머니금이 증가한 상장사는 60곳에 불과하다. 이 중 JB금융지주 삼성증권(7.56%) 한국금융지주(6.49%) KT(6.02%) 금호석유(5.00%) 순으로 올해 기대 슬롯 꽁 머니수익률이 높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슬롯 꽁 머니수익률이 높은 종목 중에서 통신·증권·생명보험·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