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대표가 임원들에게 'NO 멀리건' 라이브 바카라 주문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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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바카라 기본은 엄격함과 공정함"
최고위 임원들에게 '라이브 바카라 룰' 알려
미국 프로라이브 바카라 수준으로 엄격
기업 문화의 '작은 변화' 시도
"스포츠의 기본은 공정한 경쟁
정직, 도전의 가치를 세울 것"
최고위 임원들에게 '라이브 바카라 룰' 알려
미국 프로라이브 바카라 수준으로 엄격
기업 문화의 '작은 변화' 시도
"스포츠의 기본은 공정한 경쟁
정직, 도전의 가치를 세울 것"

라운딩 후 동반자들에게 한국의 라이브 바카라룰에 대해 얘기했다. "그게 라이브 바카라냐"는 반응이 나왔다. 한 동반자는 "많은 미국인들은 라운딩 때 PGA룰을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라이브 바카라를 시작한 지인은 "몇 년 전 한국 라이브 바카라장에서 스코어가 10타 이상 적게 나왔지만 기분이 마냥 좋진 않았다"며 "경기의 규칙이 무너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명랑라이브 바카라에 기울어진 한국..."라이브 바카라 본연의 스포츠 정신 지켜야"
No 라이브 바카라, No 일파만파.(라이브 바카라은 골퍼가 티샷을 잘못쳤을 때 벌타 없이 다시 한번 치게 해주는 것, 일파만파는 첫 홀에서 한 명이라도 파를 하면 보기나 더블보기 등을 기록한 동반자의 스코어도 파로 기록하는 것)
SK텔레콤의 한 부서가 최고위 'C레벨' 임원들에게 전한 'SKT 라이브 바카라룰(rule)' 1번 조항이다. 이어지는 2~10번 조항들도 PGA(미국남자프로라이브 바카라)룰 뺨치는 수준이다. '벙커에 들어간 공을 꺼내거나 옮겨 칠 수 없음', '모래에 클럽 닿기 금지', '도로 위 공은 옮길 수 있으며, 도로 중앙 기준으로 좌우측 방향을 지켜 한 클럽 이내 드롭' 등이 대표적이다. 라이브 바카라룰 말미엔 'PGA룰과 거의 같으며 '오케이 인정' 등 일부 변형은 있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것'이란 문구가 붙어있다.
SKT 라이브 바카라룰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CEO)의 뜻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T룰 소개글은 "코스는 있는 그대로, 볼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해야한다"는 PGA 1번 규칙으로 시작한다. 이어 "라이브 바카라는 스포츠고 스포츠 정신의 기본은 공정함과 엄격함"이라며 "우리나라에선 편의와 관행 하에 '대충, 좋은 게 좋은, 명랑' 라운드로 기울어졌다"고 지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라이브 바카라룰 통해 '공정', '정직', '도전'의 가치 세울 것"
유 대표가 라이브 바카라룰을 강조한 것은 공정하고 엄격한 룰 적용을 통해 회사 문화에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유 대표는 "한 타, 한 타 정성을 다하고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하기 위한 작은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사내 임원 간의 라운드만이라도 '공정', '정직', '도전'의 가치를 세워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SKT룰을 적용하다보면) 임원 한 명 한 명의 실력이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유 대표의 SKT룰이 알려지면서 일반인 골퍼들 사이에선 '고개가 끄덕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PGA의 고향 미국에서도 일반인들끼리의 라운딩 때 엄격한 룰을 적용한다"며 "즐기는 라이브 바카라도 좋지만 한국에선 유독 라이브 바카라 룰에 관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에서 '오케이', '멀리건' 등이 당연시되면서 라이브 바카라가 갖고 있는 본연의 스포츠 정신이 퇴색한 측면이 있다"며 "공정, 정직, 도전을 강조한 유 대표의 지론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유 대표는 종종 '싱글' 스코어를 기록하는 실력파 골퍼라고 한다. 라이브 바카라를 즐기는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 영향으로 SK텔레콤 임원들의 라이브 바카라 수준은 다른 대기업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라이브 바카라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 CEO에 올랐다. SK텔레콤은 유 라이브 바카라 취임 이후 도심항공교통(UAM), 구독 서비스,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내 유튜브 출연, 타운홀 직원 미팅 등을 통해 열린 기업 문화를 뿌리내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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