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지구에서 불과 11광년 떨어진 곳에서 생명이 살 수 있을 만한 행성을 3개 발견했다. 글리제 887이라고 불리는 붉은색 난쟁이별을 도는 행성들이다. 태양과 글리제 887 사이에는 별이 12개 밖에 없을 정도로 가깝다.



이 가운데 한 개의 행성은 글리제 887을 9일에 한 번, 다른 하나는 21일에 한 번 돈다. 이 둘은 이른바 '골디락스' 지역에 존재한다. 적당한 온도 덕분에 표면에 상당한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골디락스는 골디락스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를 말한다.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의 소녀 골디락스가 곰이 끓인 3가지 스프 중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그리고 적당한 것 중에서 적당한 것을 먹고 기뻐했다는 이야기에서 따온 말이다.

3번째 행성의 공전 주기는 50일이다. 골디락스 지역에 있지만 별과의 거리가 다른 두 행성보다 멀어 과학자들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관측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대표 저자인 산드라 제퍼스 독일 괴팅겐대 교수는 "지구보다 질량이 몇 배 크고 지구처럼 단단한 핵을 갖고 있는 행성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추가 연구를 통해 생명이 살 수 있는 대기를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행성계가 미 항공우주국(NASA)가 2021년 출범시킬 예정인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의 핵심 연구 과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30년 동안 우주에서 수많은 발견을 해온 허블 우주망원경의 대를 이을 예정이다.

적색 난쟁이별은 상대적으로 작고 온도가 낮다. 글리제 887은 적색 난쟁이별 가운데서도 활동성이 낮고 불규칙한 에너지 방출도 적어 생명체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