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당일 장문의 비망록을 통해 미국이 남북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27일 선언 1주년을 맞아 발표한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펼쳐주신 절세위인의 업적은 천추만대에 길이 빛날 것이다' 제하 비망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주통일 업적"을 자세히 열거·칭송하면서, 온 겨레가 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망록은 그러나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남북관계가 미조(미북)관계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 북남관계를 자신들의 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며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에로 치닫던 과거에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문을 게시한 7500자 분량의 비망록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등을 나열하면서, 김 위원장이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를 위한 파격적 조치들을 연이어 취해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한반도 정세는) 민족의 운명과 전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북남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절실히 요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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