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전야인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한다”며 “북한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는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불과 열흘 전 “서두를 것 없다”며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인 것과는 달라진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북한팀으로부터 보고받았음을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내기 위한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건 특별대표도 최근 한국을 방문하면서 인도적 차원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며 비슷한 메시지를 보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동격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부정적인 여론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에서 휴가를 보내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 여론의 관심을 북핵 협상으로 돌리려 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서두를 것 없다”며 속도 조절론을 폈다.

미국의 잇따른 협상 신호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7일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채택된 북한 인권결의안을 거론하며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