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스타트업] '젠지e메이저사이트', "한국을 e메이저사이트의 실리콘밸리로 만들 것"
“한국은 e메이저사이트 종주국이자 세계 정상급 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산업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합니다. 해외에선 거대 자본이 e메이저사이트로 몰려드는데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젠지e메이저사이트의 국내외 사업을 총괄하는 아널드 허 글로벌성장책임자(CGO·사진)는 “세계에서 1등 하는 e메이저사이트팀을 길러내 한국을 ‘e메이저사이트의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게 우리 목표”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 e메이저사이트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 인기 게임구단 다섯 개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말 제일기획의 삼성 갤럭시 게임단을 인수해 주목받기도 했다. 본사는 서울 논현동에 있지만 핵심 경영진은 한국·중국계 외국인이다. 미국에서 모바일 게임업체 카밤을 공동 창업해 넷마블에 8억달러(약 8600억원)에 매각한 중국계 미국인 케빈 추가 최고경영자(CEO)다. 허 CGO 역시 미미박스 미국지사장을 지낸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본거지를 한국에 둔 것은 선수, 코치, 스태프 등 최고 인재가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젠지e메이저사이트는 스타 선수를 대거 육성해 중계권·입장권 판매, 후원사 광고 유치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기존 국내 게임단은 후원 대기업의 홍보수단 정도에 그쳐 자체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특히 e메이저사이트 팬이 빠르게 불어나는 중국, 북미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새로 유입되는 e메이저사이트 팬덤의 80~90%가 외국인”이라며 “유튜브로 한국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감상하는 해외 팬도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세계 e메이저사이트산업 규모는 올해 9억600만달러(약 9800억원)에서 2021년 16억5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허 CGO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시티, 미국프로농구(NBA)의 클리블랜드 같은 전통의 메이저사이트 강호들이 직접 e메이저사이트 구단을 창단했고 세계적 기업들도 광고·마케팅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젠지e메이저사이트는 선수용 최고급 훈련시설을 갖추고 외국어 교육과 건강·자산 관리 등까지 지원하는 ‘e메이저사이트센터’를 열 예정이다. 허 CGO는 “뛰어난 국내 선수들이 글로벌 팬덤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 사례에서 보듯 게임이 e메이저사이트와 결합하면 수명이 길어진다”며 “한국 게임업체와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 게임 종목에서 가장 잘하는 팀은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