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3시 전시전문 중소업체인 라인메쎄 직원들이 서울 강남의 영화관에 모여 ‘어벤져스’를 감상했다. 이날은 목요일이었다. 도산공원을 산책한 뒤 유명 셰프가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지난 2월에는 금요일 오후 뮤지컬 ‘안나카레리나’ 관람에 이어 태국 음식 맛보기 등의 행사를 했다.

라인메쎄가 ‘삼겹살에 소주’라는 전통적인 회식에서 벗어나 문화 체험을 곁들인 회식을 평일 일과시간에 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가을이다. 20대에서 50대까지 공감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첫 회는 ‘점심식사→청계천 11㎞ 종주→저녁식사→노래방’으로 이어졌다. 그 뒤 ‘점심식사(초밥)→미술관 관람→티타임→저녁(파스타)→방탈출 게임’으로 진행됐다.

라인메쎄의 ‘문화회식’은 두 달에 한 번 평일 일과 중에 이뤄진다. 프로그램은 7명의 임직원이 돌아가면서 기획한다. 박정미 사장이 제안할 때도 있고 20대 중반의 신입사원이 기획하기도 한다. 보통은 점심시간부터 시작되지만 담당자 재량에 따라 오전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시간·장소·프로그램·예산에 관한 전권은 담당자가 갖고 있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음주회식은 술 못 먹는 사람에겐 고통”이라며 “새로운 회식문화를 만든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