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카라

"OO차이나 사설 바카라에 가입하려는데요. "(투자자)"신분증 주시고 여기 서류에 서명하시면 됩니다. "(창구 직원)

4일부터 은행이나 증권사의 사설 바카라 판매 창구에서 이런 광경이 사라진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투자상품 하나를 팔더라도 미리 정해진 규칙과 절차를 엄밀하게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10~20분 만에 사설 바카라를 '뚝딱' 팔았던 과거의 관행은 발붙이지 못한다. 대신 미국이나 영국 등 자본시장 선진국처럼 판매사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권유해야 한다. 투자자 역시 주위에서 귀동냥한 것만 가지고 무턱대고 투자상품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눈높이'와 수준을 제대로 알고 주식이든 사설 바카라든 거래해야 한다는 얘기다.


◆'너의 사설 바카라을 알라'

자통법의 두 축은 규제 완화와 사설 바카라자 보호다. 금융회사들이 자유롭게 사설 바카라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되 사설 바카라자 보호 대책은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사설 바카라자 보호의 핵심은 '적합성 원칙'이다. 금융상품 판매회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권유하기 전에 사설 바카라의 목적과 재산 상황,과거 사설 바카라 경험 등 정보를 파악한 후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권유해야 하는 것이 적합성 원칙이다. 이 원칙은 흔히 'Know-your-customer Rule'(고객성향파악제도)라고 불린다.

4일부터 자통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투자자는 금융투자협회가 마련한 '표준투자권유준칙'에 근거해 모두 6단계의 과정을 거쳐 상품에 사설 바카라하게 된다. 각 판매사별로 이 준칙을 기준으로 삼아 회사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판매 매뉴얼을 만든다. 판매사 자율이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도 협회의 준칙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회사는 표준 준칙을 준용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창구에 들어서면 투자자는 우선 자신의 정보를 판매사에 알려야 한다. 판매 직원은 고객을 먼저 기관투자가나 법인과 같은 전문투자자인지 일반투자자인지 구분한다. 이어 질문지나 상담을 통해 고객이 왜 투자하려고 하는지,재산은 얼마나 되는지,과거에 투자상품에 가입한 적이 있는지 등을 파악한다. 질문지는 모두 7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투자자의 연령과 계획하고 있는 투자기간,예금 주식형사설 바카라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경험,금융상품에 대한 지식 수준,현재 수입원 등이 문항에 포함된다.

사설 바카라자 정보를 제시하고 나면 판매 직원은 답변 결과를 점수화해 고객을 위험회피형,안정형,안정성장형,성장형,공격형 등 5단계 중 하나로 분류한다. 위험회피형은 원금 손실없이 예금이나 적금 수준의 낮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유형이다. 가장 등급이 높은 공격형은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며 주식이나 대안사설 바카라 상품에 자금의 대부분을 사설 바카라할 의향이 있는 고객이다.

판매 직원은 이러한 유형에 따라 고객별로 적합한 상품을 권유할 수 있다. 가령 고객의 투자성향이 성장형으로 분류됐다면 판매 직원은 공격형을 제외하고 성장형 이하에 해당하는 상품만 제시할 수 있다. 판매사와 자산운용사 간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머니마켓사설 바카라(MMF)는 위험회피형,채권형사설 바카라는 안정형,주식과 채권을 섞은 혼합형사설 바카라는 안정성장형,주식형사설 바카라는 성장형이나 공격형으로 분류된다. 주식형사설 바카라 내에서도 인덱스에 투자해 비교적 위험이 덜한 상품은 성장형으로,성장주에 주로 투자해 변동성이 높은 상품은 공격형으로 나눠질 수도 있다.

자신이 안정성장형으로 판정을 받았는데도 공격형 상품에 꼭 투자해야겠다고 고집한다면 사설 바카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경우 판매사가 자신에게 적합한 수준의 상품을 권유했음에도 더 높은 위험 수준의 상품을 스스로 요구해 투자했다는 내용의 투자확인서를 별도로 작성해야 한다. 또 판매사에 따라서는 자체 규정으로 투자등급을 넘어서는 상품은 아예 판매를 금지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설 바카라 선정이 끝나면 사설 바카라 운용 전략과 수수료 등에 관한 사설 바카라 설명 과정과 투자설명서 교부,자필 확인 등의 투자자 의사 확인 절차를 차례로 거친다. 새로 도입하는 판매 준칙에 따를 경우 사설 바카라 가입에 최소한 30~40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시행착오 불가피할 듯

일부 증권사는 자통법 시행에 대비해 1~2개월 전부터 새로운 절차에 따라 고객을 맞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판매사들은 4일부터 투자권유 준칙을 도입할 계획이어서 창구에서 일부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투자자 유형 분류가 단순하고 지나치게 엄격해서 대부분 투자자들이 중간 등급 이하로 분류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위험 등급이 높은 주식형이나 파생상품에 사설 바카라하는 고객 중 상당수는 "손실이 나더라도 본인이 책임진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쓰고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파생상품은 판매와 관련한 명확한 지침이 없는 상태여서 고객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또 같은 고객이라도 방문한 판매사에 따라 투자성향이 다르게 나올 가능성도 있어 혼란이 따를 수 있다. 제도 변경에 맞춘 전산시스템 구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판매사도 일부 있어 사설 바카라 상담에서 가입까지 시간이 생각보다 더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행령이나 감독 규정 등 일부 하위 규정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마무리되면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