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라.'이공계 대학들의 '특화' 바람이 거세다. 남들과 차별되지 않는 백화점식 학과 운영으로는 더 이상 우수 학생 유치는 물론 졸업생들이 취업도 못하는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도 '누리사업'(지방대학 혁신 역량 강화 사업)과 '수도권 대학 특성화 사업'을 통해 연간 3000억원의 예산을 지원,대학의 특화 전략을 장려하고 있다. 호서대는 소재지인 충남 아산과 인근 천안 지역에 삼성전자 삼성SDI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와 관련 장비 업체들이 밀집한 것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호서대는 지난 2003년 국내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장비 회사인 세메스의 산·학 협력관을 교내에 유치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디지털디스플레이공학과를 신설했다. 이 대학은 앞으로 '디스플레이 인력지원 센터'를 구축하고 관련 학과를 확대·개편해 디스플레이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해시 게임 바카라시립대는 1995년부터 도시과학 분야 특화를 대학 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97년 도시과학대학을 단과대로 설립한 데 이어 이듬해 도시과학연구원을,99년에는 도시과학대학원을 신설해 학부와 대학원,연구소에 이르는 도시과학 전문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충남 보령에 있는 대천대는 지난해 교명을 아주자동차대로 바꾸고 순수 자동차 전문 대학으로 탈바꿈했다. 디지털미디어,인터넷 보안 등 정보통신 관련 8개 학과를 폐지하는 대신 자동차디지털튜닝,카일렉트로닉스,모터스포츠 전공 등 3개 학과를 신설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아주자동차대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 7월 교육부가 주최한 '대학혁신포럼'에서 2년제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대학 특성화 성공 사례를 발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박봉규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은 "이공계 대학들이 가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는다면 위기가 더욱 커질 것이고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