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에 맞춰 기획된 소설시리즈 '맑은내 소설선'(창해 펴냄) 11권이 완간됐다. 시인 전윤호씨가 기획한 '맑은내 소설선'은 청계천의 여러 다리들을 소재로 작가 11명이 참여해 썼다. 지난 8월 청계천 영도교를 배경으로 조선시대 단종과 정순왕후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김별아의 역사소설 '영영 이별 영이별'이 처음 출간된 데 이어 서하진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오간수교),김용범의 '달콤한 죽음'(맑은내다리),이승우의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황학교),이수광의 '두물다리'(두물다리),박상우의 '칼'(수표교)이 순차적으로 나왔고 최근 청계천 개통에 맞춰 나머지 5권이 한꺼번에 선보였다. 새롭게 출간된 5권 가운데 전성태의 '여자 이발사'는 세운교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역사의 격랑에 휩쓸려 청계천변에 흘러든 일본인 여자이발사의 모진 삶을 그렸다. 지금까지 문학적으로 형상화된 바 없는 '재한(在韓) 일본인 처'의 존재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청계천이 고향인 김용범은 가난했던 유년시절의 이야기와 청계천 변천사를 '청계천 민들레'(비우당교)에 담아냈다. 고은주의 '시간의 다리'는 청계천 다리 중 유일하게 원형대로 복원된 광교를 소재로 한 작품. 태조 이성계 때 세워진 광통교의 다리받침으로 사용된 신장석에 얽힌 사연을 현대적 감각으로 형상화했다. 이순원의 '유리의 노래'(장통교)는 특수부대 출신으로 고층빌딩 유리창을 닦는 남자와 대기업 엘리베이터 안내원의 사랑이야기다. 중견작가 김용우의 '모전교에는 물총새가 산다'는 구한말 조국을 찾으려는 민초들의 활약상을 그렸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