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도 '눈동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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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도 빛의 양이나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진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남홍길 교수팀은 식물의 빛 수용단백질인 피토크롬에 의해 흡수된 빛 정보를 최적화하는 기능을 가진 새 유전자를 발견하고 이 유전자의 작용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유전자를 활용하면 적은 양의 빛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농작물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남 교수팀의 연구는 과학기술부와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됐으며 연구결과가 생물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셀(Cell) 최신호에 게재됐다.
식물에는 빛을 흡수해 생리학적 기능을 조절하는 색소단백질인 피토크롬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왔으나 빛의 양이나 밝기를 적절히 조절,잎이 성장하는 데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작용원리에 대해서는 분자생물학계의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남 교수팀은 애기장대라는 식물에서 피토크롬과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토크롬에 의해 인지된 빛의 정보를 정교하게 조절,최적화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이를 'PAPP5'로 명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PAPP5가 식물체내에서 피토크롬의 활성도 조절작용인 인산화반응을 다양하게 조절,빛 신호의 정도에 따라 피토크롬 단백질의 수명과 이로부터 빛 신호를 전달받는 중간 매개자들에 대한 결합력을 제어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PAPP5 유전자를 정상 식물체에서 유전공학적 기법을 응용해 과다 발현시킨 결과 빛 신호에 대한 민감성이 20∼30% 정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 눈의 홍채나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처럼 식물에서도 흡수된 빛의 양을 필요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는 고도로 정교한 생화학적 조절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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