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재계가 밀월을 예고하는 것인가. 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1일 청와대 인근 효자동의 한 삼계탕집에서 얼굴을 맞댄 것은 지난달 12일 뉴욕 한복판에서 만찬을 한후 20여일만이다. 방미를 계기로 한 세번째 만남이 이날 삼계탕 오찬이다. 머리를 자주 맞댈수록 분위기도 점차 우호적으로 '발전'해 가는 기색이 역력하다. 당초 1시간35분으로 예정된 삼계탕 오찬은 40분 이상 연장되면서 2시20분에야 끝났다. 미국에 함께 간 29명의 재계·금융계 인사들 외에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메이저사이트부 장관,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 등 메이저사이트각료 9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배석한 이해성 홍보수석은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고민하거나 (재계의 건의를 정부가)받아들이느냐,마느냐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미국방문을 함께 한 이후 재계와 돈독한 관계,메이저사이트챙기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기업이 느끼게끔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오찬 분위기는 참으로 화기애애했으며,참석자의 대부분이 앞선 약속이 있었지만 참석해서 소박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덧붙였다. 참석자 모두가 넥타이를 매지 않은 편한 자리였지만 대화의 내용은 상당히 의미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대화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노사문제.참석한 재계인사 가운데 다수가 "노사관계가 안정돼야 국내 기업도 투자에 본격 나서고 외국인도 투자하러 들어온다"며 노사관계 안정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밖에 한·미투자협정 체결 필요성,중소기업 및 코스닥시장 지원책 등이 거론됐지만 재계의 건의는 노사문제에 집중됐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이에 맞춰 노 대통령도 정부가 적극적으로,전향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계의 요구에 화답한 셈이다.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국가과제라는 취지의 노 대통령의 발언이 그것이다. 노 대통령이 이렇게 재계의 요청에 흔쾌히 응답한 것은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없이는 국내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조기에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측근들의 조언과 "지난번 방미로 미국의 반응이 좋았고 외평채도 가장 좋은 여건에서 발행되는 등 성공을 거두었다"는 노 대통령에 대한 재계의 성원이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