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일본으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대북사업자금을 유치한다.

현대는 27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회장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 지난 23~25일 일본 기업인들과 만나 현대가 추진중인 북한 개성공단 특구및 사회간접자본(SOC)사업,금강산 종합개발사업 등에 투입될 자금유치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현대 한 관계자는 "일본기업들이 현대의 대북사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외자유치규모는 1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빠른 시일내에 북한 현지실사를 거쳐 구체적인 투자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일본 관광및 투자관련업체들은 조만간 금강산을 현지답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북한당국으로부터 일본에서 외자를 유치하면 국제관례에 맞는 투자보장협약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놓고 있어 그동안 자금조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대북사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이 이처럼 외자유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북한측이 내달 20일부터 일본인의 북한관광을 허용키로 하는 등 북.일관계가 호전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26일 김윤규사장과 함께 귀국한 정몽헌회장은 김포공항에서 "일본과 협조가 잘 돼 협상이 성공리에 끝났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그러나 현대건설 유동성 지원을 위한 자신의 사재출연 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게 없다"고 말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