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에 대한 투자를 자제하고 있는 벤처캐피털들이 그동안 소외돼 왔던 ''굴뚝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투자유치에 성공한 전통 제조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형 벤처캐피털인 산은캐피탈의 경우 지난달부터 현재까지의 신규 투자액 1백52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74억원을 반도체나 화학 등과 관련된 제조기업들에 몰아줬다.

대구광역시 성서공단에 있는 플라스틱 생산업체 코마틱스(옛 삼성색소공업·대표 서창환)는 한미창투로부터 최근 5억6백만원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올 상반기 80억원 매출에 4억8천만원의 경상이익을 올리는 건실한 실적을 낸 코마틱스는 경북대와 함께 환경친화적인 플라스틱을 개발해냈다.

이 플라스틱은 2년 정도의 빠른 기간안에 저절로 썩어 없어지는 것은 물론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는 것.

코마틱스는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미창투 심사역들의 투자결정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었다.

경기도 부천의 정우조명(대표 최근대)도 산은캐피탈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정우의 주력 아이템은 2중 나선형 형광등.

이 제품으로 지난해 매출 1백56억원의 80%를 차지할 만큼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년동안 20억원을 들여 개발한 신제품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김익환(55) 사장은 30년동안 한 우물만 파온 중소기업인.

특수 가공한 한국 자수정을 해외 면세점에 최초로 입점시킬 정도로 뛰어난 해외 마케팅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미창투 이영민 부장은 "기존의 건실한 매출기반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굴뚝기업들이 주요 투자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닷컴기업들의 수익성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는 한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