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venture firm''''venture industry''를 우리식의 벤처기업이나 벤처산업으로 이해하면 곤란할 때가 많다.

각각 벤처자본과 벤처자본산업을 지칭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매분기 벤처투자 규모를 발표한다.

물론 이들은 벤처자본이 투자한 규모다.

어느 업종에,어떤 기업에 투자했는지와 지역별 투자 그리고 투자단계별로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이들 벤처자본이 투자한 기업들을 벤처기업으로 간주하면 된다.

벤처자본을 주체로 한 일종의 파생적·종속적 결과물인 것이다.

물론 이는 연구자산이 축적되고 대상이 광범위한데 혁신적 금융이 장애요인이라는 데서 출발한 배경 때문인지도 모른다.

OECD의 ''기술,생산성 그리고 고용창출''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venture capital''이란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와 관련한 기업을 지칭하면서는 신기술기업(NTBF)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중소기업의 부분집합으로 평균적인 기업보다 더 젊고,신기술을 개발하거나 활용하는 데 있어서 보다 혁신적인 기업을 가리킨다.

하지만 국가마다 이와 관련된 용어나 정의 그리고 범위가 다른 것은 OECD도 인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벤처기업이라는 용어엔 신생 고성장 기업뿐 아니라 기존기업의 기술집약화나 기존의 기술집약적 기업들의 성장을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도 짙게 배어 있다.

이로 인해 우리가 벤처기업을 놓고 정책을 논하거나 분석을 하는 경우는 물론,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벤처기업이라는 용어가 가져다주는 인식상의 갭이 크다는 생각이다.

초기의 벤처정책을 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면 이러한 갭을 메우거나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안현실 전문위원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