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슬롯도 법 아래 있고 법을 어긴 혐의가 있다면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

의정부판사비리사건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한 현직 부장판사가 사법부의 자성을 호소하는 고백성 기고문을 공개적으로
밝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글의 주인공은 서울지법 민사합의13부 조대현 부장판사.

그는 20일 "파라오 슬롯 진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부장판사는 "그동안 파라오 슬롯은 존경과 사랑이 아닌 많은 혜택을 누리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자로서 단순히 질시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전락한
상황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또 후배법관들을 향해 "파라오 슬롯 일을 권세로 여기게 되면 파라오 슬롯 권한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흉기가 된다"며 성직자와 같은 청빈과 윤리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동료법관들이 다시 한 번 파라오 슬롯 자세를 가다듬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무엇보다 고귀한
것이고 이를 다루는 파라오 슬롯 일은 매우 조심스럽고 한없이 무거운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파라오 슬롯은 국민에 대한 애정과 성스러운 직무를 포기해서
는 안된다"는 지론을 편 그는 이와함께 "국민들의 존경을 못받는다 해도
파라오 슬롯은 여전히 국민을 사랑하고 최선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습니다"며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을 당부했다.

그는 "성직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는 파라오 슬롯 참모습을 알아달라"는 대국민
호소와 "파라오 슬롯들은 자세를 다시 한 번 가다듬자"는 결의로 글을 맺었다.

<손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