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8위인 고려증권이 부도를 내고 파산위기에 몰릴 정도로 경영이
악화된 것은 지급보증을 해준 기업들의 잇단 부도로 대신 물어줘야 할
금액이 엄청난데 따른 것이다.

또 지난 2일 영업정지된 9개 종금사와의 콜거래가 불가능해져 급전을 마련
하지 못한 것도 결정타가 됐다.

우선 고려증권은 올들어 회사채지급보증업무를 대폭 확대했다.

이회사 회사채지급보증액은 5일현재 96건 4천2백58억원에 달했다.

이중 해당기업부도등으로 대신 물어줘야 할 금액이 1천9백82억원으로
전체의 38.2%에 이르렀다.

자본금(1천6백44억원)보다 3백38억원이나 많은 규모다.

게다가 담보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3분의 1도 안되는 5백94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올들어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수익다변화 차원에서 추진했던 지급보증업무가
기업부도의 파편을 맞아 경영위기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얘기다.

또 주가하락으로 주식평가손이 9월말현재 6백95억원에 달하고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이 2백13억원에 이른 것도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따라 상반기(97년4~9월)중 당기순손실이 3백92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
보다 2배나 늘어났다.

여기에 결정타를 가한 것이 지난 2일 9개종금사의 영업정지였다.

고려증권은 이들 종금사에 약3백60억원정도의 콜론을 운용했는데 영업정지
에 따른 지급중단으로 받지 못해 자금조달이 꼬이기 시작했다.

더욱이 계열사인 고려종금이 영업정지를 당함으로써 고려증권도 어렵다는
"루머"가 확산돼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

최근 입주를 끝낸 여의도 신사옥에 자금이 많이 묶인 점도 가세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고려증권의 경영위기(영업정지)가 몰고올 파장에 대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고려증권이 업계 8위(점유율 3.80%, 10월말현재)의 중대형사라는 점에서
파급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지난 1월 한보그룹 부도이후 삼미 진로 쌍방울 등 대기업의 잇단 부도
(법정관리)로 인해 증권업계가 지급보증 대지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 우려감을 더해주고 있다.

< 홍찬선 기자 >

(한국토토 카지노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