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건설경기 억제정책으로 굴삭기 등 건설중장비 수요가 줄어 들면서
재고가 늘어 중장비 생산업체들은 조업을 단축하거나 수출을 모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7일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 현대중장비, 한라중공업 등 관련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정부의 건설경기 억제책이 발표된 이후 굴삭기,
페이로더, 불도저 등 건설중장비의 수요가 급감, 굴삭기의 경우 재고가
거의 2천대에 달한다는 것이다.
업체별로는 삼성중공업이 7백대, 대우중공업이 3백대의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중장비, 한라중공업, 금성산전 등도 2백-3백대씩의
재고가 쌓여있다.
건설중장비의 수요는 정부의 건설경기 진정책 발표 이전만 하더라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으나 현재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0%
이상이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굴삭기 생산목표를 6천대로 잡았었던 한라중공업은 이달들어서도
계속 내수가 부진한데다 경기회복 기미가 나타나지 않자 생산목표를
낮추는 문제를 논의한 끝에 생산을 줄이지 않는 대신 수출강화에서 활로를
찾기로 방침을 굳혔다.
또 삼성중공업은 연초부터 중장비 생산라인을 20% 감축했으며 대우
중공업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더라도 건설경기 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내부적으로 생산감축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이에 따라 내수부진을 수출로 타개하기 위해 동남아,
중남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수출에 나서 2월말 현재 중장비(주로
굴삭기) 수출량이 업체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40% 정도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달들어서도 계약고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빨라도 5월 이후에나 건설경기의 회복세가 나타날 것 같다며 업계의
생산감축 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