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바카라 불매' 난리 났는데…1조 넘게 베팅한 서학개미들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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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주가 33% 밀렸지만
서학개미 주간 순매수 1위 에볼루션 바카라
"단순한 저가매수는 경계해야"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전날까지 지난 한 달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결제 1위 종목은 에볼루션 바카라였다. 10억7195만달러(약 1조5490억원) 규모다. 2위는 에볼루션 바카라 주가 일일 변동폭을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에볼루션 바카라 불 2X 셰어즈'로 7억3864만달러(약 1조673억원)어치 순매수했다.에볼루션 바카라는 관세 정책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로 미 증시가 약세인 가운데 판매량 둔화 전망이 나오면서 올 들어 주가가 부진했다. 특히 최근 한 달간 주가 낙폭이 33%에 달한다. 미국 대표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시장의 비관이 이어지는 점도 주가 부진에 한몫했다. 일본계 증권사인 미즈호증권은 판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에볼루션 바카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515달러에서 430달러로 큰 폭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에볼루션 바카라는 여전히 '사 모으는 주식'이다. 예탁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에볼루션 바카라에 대해 지난 1월20~24일 주간부터 전주까지 8주 연속으로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이런 가운데 전주(3월10~14일)에는 올 들어 최대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결제 규모가 4억7867만달러(약 6901억원)에 달한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도 디렉시온 데일리 에볼루션 바카라 불 2X 셰어즈(2억4951만달러·3597억원)였다.
에볼루션 바카라를 250달러선 안팎에서 저가에 사려는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안티(反) 머스크' 시위가 계속 번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저가 매수 차원으로 접근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한 증권사 미국 주식 전담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가 반등할 때도 최근 에볼루션 바카라만 동조화하지 못하는 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에볼루션 바카라의 조정폭이 큰 이유는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신뢰성 훼손 문제와도 관계가 있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공무원을 대거 해고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자, 해외에서는 그에 반발하는 '에볼루션 바카라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이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상황을 크게 반전시킬 재료가 나타나지 않는 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길 권한다"며 "단순히 싸다고 해서 매수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볼루션 바카라의 투자 종목 국가가 다양해지기 시작한 점은 주목된다. 기존에는 에볼루션 바카라 순매수 톱50 종목들은 미국 종목들 위주로 구성됐고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중국 주식은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주(3월 10~14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 6종이 에볼루션 바카라 톱50에 이름을 올렸다. 올 들어서 중국 증시의 반등세가 뚜렷해진 영향이다. 중국 주식 중에선 샤오미(XIAOMI) 2141만달러(약 309억원), 알리바바 그룹 973만달러(약 140억원), 비야디(BYD) 970만달러(약 139억원) 등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