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온라인 슬롯, 우리 미래 갉아먹어" 右군으로 돌아서는 2030

대한민국 2030 리포트
(3) 보수화되는 2030, 정치판 뒤흔든다

"야권 증세정책에 부담 늘고
낡은 고용방식 고수해 취업난"
2030의 10%가 보수로 이동
집값 폭등·조국 사태·계엄
정치적 성향 바꾼 계기돼

4050은 7%가 보수→진보로
2030세대가 달라졌다. 수십 년간 진보 계열 정당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지만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에 가장 부담스러운 세대가 됐다. 과거처럼 진보 성향 정당에 무조건적 온라인 슬롯를 보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反)민주당 목소리를 내는 데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2030세대 보수화는 최근 정치학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정도다.

◇계엄 이후 높아진 국힘 온라인 슬롯율

2030세대 보수화에 관한 논의는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을 전후로 시작됐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만 19세 포함)는 45.5%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47.8%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온라인 슬롯했다. 30대는 48.1%가 윤 후보를, 46.3%가 이 후보를 찍었다고 답했다.

40대의 35.4%가 윤 후보에게, 60.5%가 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답한 것과 차이가 크다.이는 이전 대선과 전혀 다른 구도다. 19대 대선까진 2030세대가 진보 정당, 50대 이상이 보수 정당의 가장 큰 온라인 슬롯 세력이라는 게 정치권 정설이었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만 봐도 2030세대의 약 30%만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표를 줬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온라인 슬롯한 비율은 그 두 배 수준이었다.

12·3 비상계엄과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는 2030 보수화에 다시 불을 붙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월간 통합)에 따르면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20대(18~29세)의 15%가 국민의힘을 온라인 슬롯한다고 답했는데, 지난달엔 국민의힘 온라인 슬롯율이 25%로 10%포인트 높아졌다. 30대의 국민의힘 온라인 슬롯율도 지난해 11월 20%에서 지난달 30%로 10%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11~13일 이뤄진 주간 여론조사에선 20대의 30%가 국민의힘을, 24%가 민주당을 온라인 슬롯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30대 온라인 슬롯율 역시 비슷한 추세다. 리얼미터, NBS 등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2030세대의 국민의힘 온라인 슬롯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한국경제신문과 여론조사업체 피앰아이의 ‘세대별 인식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030세대 응답자의 9.5%가 온라인 슬롯 정당이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반대 답변(보수에서 진보로 온라인 슬롯 정당 전환)은 3.9%에 그쳤다. 반면 4050세대는 5.4%가 진보에서 보수로 온라인 슬롯 정당을 바꿨다고 했고, 반대(보수에서 진보로 전환) 답변은 6.8%로 더 많았다.

◇“미래 불안에 2030 정치 관심 커져”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보수화된 배경에는 멀게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과 ‘조국 사태’에 따른 공정성 논란, 가깝게는 작년 계엄 사태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등 거대 야당의 일방통행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과 피앰아이의 세대별 인식 조사에서도 2030세대는 온라인 슬롯 정당을 바꾼 시점을 묻는 질문에 39.0%가 문재인 정부 시절, 31.7%가 비상계엄 이후라고 답했다. 4050세대의 31.1%가 윤석열 정부(비상계엄 이전) 때 온라인 슬롯 정당을 바꿨다고 답한 것과 차이가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한 것을 목격했고, 정부 고위 인사들이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식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지켜봤다”며 “가뜩이나 취업과 주택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런 행동을 보자 민주당을 온라인 슬롯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부 인사 줄탄핵 등이 변수가 됐을 것”이라며 “2030세대는 야당이 정부·여당보다 더 큰 힘을 휘두르고 있고,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걱정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한경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2030온라인 슬롯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주로 언급했다. 한 참가자는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여긴 결과”라며 “야권이 복지를 늘리고 세금을 올리는 정책을 추진할수록 젊은 온라인 슬롯의 부담이 커지고, 고용제도가 경직될수록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과 피앰아이의 인식 조사에서도 2030온라인 슬롯는 기성온라인 슬롯에 비해 증세 및 보편적 복지 확대 등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2030온라인 슬롯 전체가 아니라 남성들이 보수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2030온라인 슬롯 남성이 보기에 또래 여성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지 않고 오히려 군대를 다녀오는 바람에 불리한 상황인데, 사회적으로는 여성을 여전히 배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게 불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4050온라인 슬롯가 주도하는 민주당 및 진보 세력이 여성 우호적인 정책을 내놓는 데 대한 반감으로 보수화됐다”고 분석했다.

도병욱/정상원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