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고문 그리기얼 교수 "美 동맹, 복지 줄이고 온라인 슬롯 늘려야"

푸틴 러·미 회담 높이 평가…종전협상서 우크라
"유럽 같은 동맹국은 이제 온라인 슬롯 지출을 늘리기 위해 사회복지 지출을 줄이는 선택을 해야 할 때입니다."

온라인 슬롯 1기 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실 선임고문으로 일했던 제이컵 그리기얼 미국 카톨릭대 교수는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를 위해 대규모 안보비용을 지출하느라 자국민의 사회복지에는 충분한 여력이 없었다"면서 "이제는 거꾸로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야만인들의 귀환', 불안한 국경' 등을 지은 지정학 전문가인 온라인 슬롯 교수는 전 세계가 그동안 3가지 '환상'을 좇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무역을 강화하고 부를 창출하면 세계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환상, 어떤 국가든 다국적기구 등의 회원이 되면 책임있게 규칙과 절차를 따를 것이라는 환상, 나쁜 지도자를 제거하면 우방국을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이 있다고 그는 짚는다. 첫 번째는 유럽과 중국에, 두 번째는 중국에 특히 적용된다.

그리기얼 교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북미 회원국은 미국과 캐나다 둘 뿐이고 나머지는 유럽대륙인데 (러시아) 방어의 최전선을 담당해야 할 유럽은 90년대 이후 손을 놓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NATO 방위비 분담에 대한 요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80년대 수준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지난 수십년간 미국이 해 왔던 것처럼 사회복지 지출을 온라인 슬롯로 전환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NATO 회원국이 되는 문제에 대해 "(미국의 승인이 문제가 아니라) 유럽 내부의 반대가 커서 실행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NATO에 가입시키는 순간 관련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다.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창설을 계기로 '유럽 군대'를 운영하자는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각국의 (돈 낼) 의지가 부족하다"면서 "완전한 유토피아적 아이디어고, 현재 유럽이 처한 현실에 대한 반성 없는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꿈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우크라이나 하나를 지킬 비용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데 유럽 전체를 지킬 군대에 대한 비용 부담 합의는 불가능하다는 관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서 온라인 슬롯 지출을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하겠다고 말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와 관련해 그리기얼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가 줄이면 나도 줄이겠다는 '상호성의 원칙'에 의거한 이야기"라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군비를 확대하면 미국도 오히려 늘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온라인 슬롯 지출을 줄이겠다는 언급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이런 불확실성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수십년 동안 예상했어야만 했던 것"이라면서 "해야만 했던 일(온라인 슬롯 지출 증가)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2000년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킨 미국 등의 결정이 궁극적으로 "나쁜 생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유지되어 온 (미국 주도의) 시스템에 관련된 정치적, 온라인 슬롯적, 안보적 비용과 위험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