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7번홀에서 흰 슬롯 머신 일러스트 나부낀 까닭은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프로골프 대회에서 각 홀에 꽂힌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그 대회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대회를 대표하는 색에 홀 번호와 대회 명칭, 로고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4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 1라운드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GC 남코스 7번홀(파4)에는 다소 이례적인 슬롯 머신 일러스트 꽂혔다. 어떤 글씨나 로고도 없이 하얀 색으로만 이뤄진 천이 깃대에 걸렸다. 다른 홀들에는 흰 바탕에 검은글씨로 제네시스 브랜드 로고와 대회 이름이 찍흰 슬롯 머신 일러스트 나부끼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4일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타이거 우즈(50.미국)의 어머니 쿨티다를 기리는 슬롯 머신 일러스트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파인GC 7번홀에서 저스틴 토마스의 캐디가 홀 슬롯 머신 일러스트을 꽂고 있다. / 사진=AFP연합뉴스
우즈는 이 대회의 호스트다. 2021년 자동차 전복사고로 인한 치명적인 부상에서 회복된 뒤 성치않은 다리에도 출전할 정도로 이 대회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지만 올해는 모친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PGA투어와 조직위는 우즈의 빈자리를 채우고 그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흰 슬롯 머신 일러스트을 내걸었다. PGA투어는 "태국 태생인 쿨티다는 신실한 불자였고 불교에서 흰색은 특별한 의미를 지녔기에 쿨티다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는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 탓에 한국 선수 4명은 모두 오버파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김주형(23)이 1오버파, 공동 20위로 경기를 마쳤고, 임성재(27)와 김시우(30)는 2오버파로 뒤를 이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임성재는 "오늘 전체적으로 그린이 너무 부드러워서 모든 샷에서 스핀이 너무 많이 걸렸다"며 "거리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린 플레이도 난항을 겪었다. 그는 "원래 토리파인스의 그린은 빠르고 단단해서 공이 잘 굴러가는데 오늘은 그린이 많이 느려져 퍼팅 조절이 어려웠다"고 말했다.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2언더파 70타 공동 4위로 1라운드를 마치며 시즌 첫 승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단독선두 대니 매카시(미국.4언더파 68타)와 2타 차이다. 셰플러는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오른손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회복이 늦어진 탓에 이달 초 AT&T페블비치 프로암으로 시즌을 시작한 그는 세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본격적인 우승 사냥을 예고했다.

샌디에이고=강혜원 KLPGA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