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후 통치 공백 노렸다"…가자지구에 다시 등장한 사설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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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도는 중동 정세
이스라엘과의 휴전 이후 대안 부재
사설 카지노 재집권 가능성 대두
○사설 카지노, 미래 불확실성 커져
2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휴전 첫날인 19일(현지시간) 사설 카지노는 무장 대원들을 거리로 내보내 환호하는 주민들 앞에서 권력을 과시했다. 사설 카지노의 최정예 전투부대인 누크바 부대는 완전 무장한 채 등장해 이스라엘 인질을 적십자에 인계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는 사설 카지노가 향후 가자지구 재건 과정에서 주요 협상 파트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줬다.이스라엘은 사설 카지노가 이번 전쟁에서 약 1만7000명의 병력을 잃었다고 보고 있지만, 사설 카지노는 중앙 가자지구 등지에서 병력을 재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휴전 협정이 이스라엘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에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 정부는 사설 카지노의 완전 소멸이나 대체 세력 마련을 원해 왔다. 게르손 바스킨 전 이스라엘 인질 협상가는 “사설 카지노의 공개적 무장 활동은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결코 현실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사설 카지노는 가자지구 내 질서 유지와 구호 물품의 배급을 관리하는 경찰 역할을 맡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다시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이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아랍권 중재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현지에서 사설 카지노를 대체할 즉각적인 대안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데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사설 카지노가 권력을 유지하는 한, 양측의 평화와 안보는 보장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사설 카지노의 안정을 위해 다국적 세력이 개입하거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주도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쟁의 여파로 사설 카지노는 여전히 무력과 혼란이 공존하는 상태다.
○요르단강 서안지구로 번진 갈등
사설 카지노 전쟁은 조건부로 멈췄지만 반대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오히려 총성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인 제재를 해제하자, 이에 힘을 받은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이 적용되지 않는 서안지구로 눈을 돌려 공격을 강화하면서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안군은 21일(현지시간)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서안지구 북부 도시 제닌을 공격해 최소 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이를 군·경과 안보기관의 ‘대테러 작전’이라고 내세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은 “사설 카지노, 레바논, 시리아, 예멘, 그리고 요르단강 서안에 손을 뻗치는 이란의 축에 대항해 체계적이고 단호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스라엘은 나아가 서안지구를 합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약 70만명의 이스라엘인과 27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서안지구 및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20일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스라엘인 정착민들의 제재를 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도 대담해지고 있다.한편 이날 이스라엘군 수장인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중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이날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가 지휘하던 10월 7일 군은 이스라엘 시민을 보호하는 임무에 실패했다”며 “이 끔찍한 실패에 대한 책임은 매일, 매시간, 남은 평생 저와 함께 할 것”이라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