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전기차 동호회도 떠들썩 [최수진의 나우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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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르노·KG 어쩌나"중국 전기차 업체 슬롯 꽁 머니(비야디)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하면서 완성차 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국내 완성차 중견 3사(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의 내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슬롯 꽁 머니 아토3 본격 판매…3150만원 책정
보조금 수령 시 2000만원 후반대 예상
"중견 3사 등 투자 및 협력 방안 마련해야"
슬롯 꽁 머니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서 주력할 모델 아토3의 본격 출시를 알렸다. 아토3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상온복합기준 321㎞를 달린다.가격에서 유럽·일본 등 다른 시장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승부수를 던졌다. 기본 트림이 3150만원, 상위 트림 아토3 플러스가 3330만원인데, 유럽 4만 유로(약 5800만원), 일본 440만엔(약 4100만원)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조인철 슬롯 꽁 머니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아토3 가격을) 어젯밤(지난 16일 기자간담회 전날)까지 중국 본사와 논의하면서 결정했다"라며 "그만큼 신중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기아 레이EV나 EV3 등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전기차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아토3가 경쟁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가운데, 눈여겨볼 것은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중견 3사의 내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 중견 3사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여러 전기차 세그먼트를 보유하면서 국내 약 80%의 탄탄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기아보다도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로 보인다.
더욱이 이들 중견 3사의 국내 전동화 대응이 한참 늦은 데다, 이 틈을 타 슬롯 꽁 머니가 틈새시장을 선점하면 점유율이 약한 이들 중견 3사의 경쟁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슬롯 꽁 머니는 자국 브랜드 소비 경향이 강한 일본에서도 전동화 대응이 늦은 도요타를 제치고 전기차 부문 4위에 오른 바 있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올해 초 낸 '슬롯 꽁 머니 일본 시장 현황과 국내 업계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차 10만8000대 중 중견 3사의 점유율은 5345대로 전체 약 4.9%에 불과했다.
KAMA 관계자는 해당 자료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낮은 선호도가 슬롯 꽁 머니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면서도 "비교적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젊은 소비층이나 렌터카·법인용 차량(플릿 판매)을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전기 승용차 브랜드의 틈새시장 선점으로 중견 3사 등 국내 업계 내수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주관으로 열린 신년 세미나에서 "GM, 르노의 국내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은 당장은 어렵다"면서 "일단은 슬롯 꽁 머니가 가진 경쟁력 부분을 고려하면 분명히 위기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본격 국내 진출을 선언한 슬롯 꽁 머니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국내 슬롯 꽁 머니 전시장에서 아토3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서다. 전기차 동호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보조금 없이도 매력적인 가격이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생각보다 고급스러워 보여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주행거리 300㎞대를 고려하면 싼 가격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글도 올라왔다.
최수진 슬롯 꽁 머니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