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내부슬롯 독립성, 절반이 '미달'

한국딜로이트그룹 보고서

슬롯, 감사위원회 직속 조직 50.6% 불과
책임자 임면동의권 확보 기업은 36.6%
"글로벌 기준 못 미쳐…슬롯 실효성 높여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독립적 슬롯 설치'를 공시한 절반 가량이 감사부서의 실질적인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딜로이트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CCG)는 기업지배기구 데이터 동향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200 상장법인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에 ‘독립적인 슬롯 설치’를 공시한 85개사 중 슬롯의 실질적 독립성을 확보한 기업은 43곳(50.6%)에 그쳤다. 2023회계연도 기준으로 슬롯가 감사 혹은 감사위원회 직속 보고라인과 슬롯 책임자 임면동의권을 모두 갖췄는지를 따져본 결과다.

보고서는 "슬롯의 독립성 확보는 감사기구의 실효성 있는 업무 수행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보고선과 인사권 등이 최고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위원회·지배구조 모범규준이 모두 슬롯가 감사위원회의 지휘를 받는 직속 조직으로 운영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감사위원회 모범규준은 감사위원회가 슬롯 책임자에 대한 임면동의권을 확보할 것도 권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 기준 슬롯를 설치한 코스피200 기업은 172곳(86%)으로 전기 190개사 대비 9%포인트 감소했다.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는 "이는 2023회계연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가 표준화된 서식으로 적용되면서 ‘내부감사기구 지원조직 설치 여부’를 O, X로 표기하도록 되어 기업의 자체평가가 반영된 수치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172개사 중 슬롯가 감사위원회 직속 보고라인을 보유한 기업은 87곳(50.6%)으로, 전기 대비(81개사) 8%포인트 증가했다. 슬롯가 경영진 직속 조직으로 운영되는 곳은 62개사(36.0%)로, 전기 대비(73개사) 2.4%p 감소했다.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 확보 노력을 이행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북미 감사위원회는 약 88%가 슬롯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기능적 보고라인을 감사위원회나 이사회로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슬롯를 설치한 코스피200 상장법인 172개사 중에서 슬롯 책임자에 대한 임면동의권을 갖춘 기업은 106곳(61.6%)으로 집계됐다. 전기 대비 4.2%포인트 늘었다.

감사위원회 직속 보고라인과 슬롯 책임자 임면동의권을 모두 갖춘 곳은 63개사(36.6%)로 전기 대비(61개사) 4.5%포인트 증가했다.김한석 한국 딜로이트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 센터장은 “독립적인 슬롯 설치 여부에 대한 회사의 자체평가 대비 실질적인 독립성 확보 수준은 미비하다”며, “감사위원회가 슬롯의 독립성과 자격을 확립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