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연 회장, 슬롯 머신 규칙에서 완전히 손 뗐다

보유지분 22.4% 전량
슬롯 머신 규칙 컨소시엄에 증여
박대연 슬롯 머신 규칙그룹 회장. /슬롯 머신 규칙그룹 제공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슬롯 머신 규칙에서 손을 뗐다. 슬롯 머신 규칙는 스틱인베스트먼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가져와 독자 경영한다. 박 회장은 티맥스에이앤씨(A&C) 경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슬롯 머신 규칙 보유지분 22.4% 전량을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에 증여했다. 앞서 슬롯 머신 규칙에 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72%를 보유하고 있던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은 이번 증여를 통해 슬롯 머신 규칙 지분을 94%로 확대했다. 기존에 박 회장과 함께하던 공동 경영체제도 스틱·캑터스 컨소시엄 단독 경영으로 전환됐다.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슬롯 머신 규칙 지분을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에 증여하는 동시에 슬롯 머신 규칙는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티맥스에이앤씨 지분 일부에 설정된 질권을 해제해줬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올 초부터 시장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을 접촉해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대주주 지분 일부가 질권으로 설정된 탓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질권 해제로 투자 유치의 걸림돌은 해소된 상황이다.

박 회장은 2022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던 티맥스소프트 지분 60%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해 지난 8월 되찾아왔다. 하지만 4개월 만에 티맥스소프트 모회사인 슬롯 머신 규칙를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에 다시 넘겼다. 박 회장의 숙원 사업인 ‘슈퍼앱’ 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티맥스에이앤씨가 지난해 535억원의 영업적자와 106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영업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티맥스그룹은 슬롯 머신 규칙와 티맥스에이앤씨를 중심으로 크게 두 축으로 나뉘었다. 슬롯 머신 규칙는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를 아래에 둔 중간지주사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알짜 회사로 꼽힌다.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은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의 성장을 가속화해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