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에 그린북서 '슬롯 꽁 머니회복' 문구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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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달라진 슬롯 꽁 머니 전망정부가 ‘한국 슬롯 꽁 머니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경기 판단을 13개월 만에 바꿨다. 비상계엄 사태로 커진 불확실성이 연말 소비와 투자심리를 눌러 경기 하방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확실성 커져 가계·기업 위축
슬롯 꽁 머니 하방위험 우려 증가 '경고'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선 ‘내수 회복 조짐’이란 표현을 7개월 만에 삭제했다. 그러면서도 “완만한 슬롯 꽁 머니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는 유지했다. 하지만 이달에는 ‘슬롯 꽁 머니 회복세’란 문구도 없앴다. 슬롯 꽁 머니 회복세라는 표현은 작년 11월 그린북에서 “슬롯 꽁 머니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 이후 계속 등장했는데 13개월 만에 사라진 것이다. 그 대신 ‘하방 위험 증가 우려’라는 표현이 새로 들어왔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2016년 12월 그린북에도 “국내적 요인에 의한 소비·투자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 확대 우려가 있다”는 표현을 썼다.비상계엄 사태 이전까지도 내수는 활기가 없었다. 상품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를 보면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백화점 카드 승인액도 지난 10월 1.4% 증가에서 11월 5.5% 감소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54.4%에서 37.3%로 둔화했다. 다만 신용카드 승인액(2.9%)과 할인점 매출액(1.8%)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10월 공사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과 설비투자도 각각 4.0%, 5.8% 줄었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 선박 등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기재부는 “글로벌 슬롯 꽁 머니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하고 통상 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민생 안정 지원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