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개미마저 돌아섰다…수급 기반 무너진 韓슬롯 꽁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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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한때 2400 붕괴6일 국내 슬롯 꽁 머니는 최근 수급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과거 단기 급락 때마다 ‘구원 투수’로 나선 개인투자자마저 물량을 내던지자 슬롯 꽁 머니는 정치 뉴스와 소문이 나올 때마다 크게 흔들렸다. 개인의 펀드 환매 러시가 이어지다 보니 기관투자가도 슬롯 꽁 머니를 받쳐줄 동력을 잃었다.
올 하반기 외국인 18조원 순매도
개미들도 호황인 美슬롯 꽁 머니로 떠나
수급 급감한 상태서 '탄핵 쇼크'
그대로 충격 흡수하며 슬롯 꽁 머니 휘청
'슬롯 꽁 머니 급락=저가 매수' 공식 깨져
수출 둔화·환율 상승 등 악재 많아
전문가들 "아직 하방 열려있어"
○‘슬롯 꽁 머니 급락=저가 매수’ 공식 깨졌다
이날 개인의 투매 물량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그동안 지수가 급락할 때마다 개인투자자는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 코로나19 당시의 경험으로 슬롯 꽁 머니 침체를 유발한 특정 악재가 해소되면 다시 반등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장중 코스닥지수가 4% 가까이 급락하는데도 개미는 저가 매수하는 대신 매물을 내던지기 바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780억원어치, 슬롯 꽁 머니 175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지수 급락=개인 저가 매수’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기관투자가가 유가증권시장과 슬롯 꽁 머니 각각 8260억원어치, 142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개미의 투매 물량을 받아주는 흔치 않은 상황이 연출됐다.개인이 매물을 쏟아낸 것은 국내 정치적 상황의 불확실성이 극대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처럼 슬롯 꽁 머니 불확실성이 극대화할 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주식이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개인이 보유하던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 위주로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붕괴한 수급…사줄 곳이 없다
본질적으로는 비어버리다시피 한 수급 상황이 슬롯 꽁 머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 들어 외국인은 18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신고가를 거듭하는 미국 슬롯 꽁 머니로 대거 떠났다. 개인의 펀드 환매가 이어지며 기관의 총알도 바닥났다. 국내 주식시장의 신용융자잔액은 지난 8월 19조5100억원에서 이달 4일 16조3800억원으로 16% 급감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이도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그동안 국내 슬롯 꽁 머니 수급이 워낙 비어있다시피 한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커지자 개인의 투매를 시장이 그대로 흡수하며 무너졌다”고 말했다.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와 달리 윤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더라도 슬롯 꽁 머니가 쉽사리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논의가 본격화된 2016년 10월 25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을 결정한 2017년 3월 10일까지 코스피지수는 3.25% 상승했다. 2017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국면이지만 최근 한국 수출은 둔화 국면으로 진입했다.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0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평균적으로 미국의 첫 금리 인하 시작 후 9개월 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국내 수출도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 기업의 실적 둔화, 1400원을 웃도는 원·달러 환율 등 악재가 많은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미/조아라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