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보다 비싼 LTE 파라오 슬롯 없앤다…KT의 '파격' 결단 [정지은의 산업노트]

내년 1월 시행…신규 가입 중단
과기부 "LTE 요금 역전 안 돼" 지적에
전수조사 후 파라오 슬롯 대대적 개편

KT가 내년 1월부터 5세대(5G) 파라오 슬롯보다 비싸거나 혜택이 적은 LTE 파라오 슬롯 46종에 대해 신규 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다. LTE 파라오 슬롯를 대대적으로 손보고 나선 것이다. ‘LTE 역전 현상’을 해소하라는 정부 주문에 따른 조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년 1월2일을 기점으로 LTE 파라오 슬롯를 전면 개편한다. 5G 파라오 슬롯보다 비싸거나 혜택이 부족한 LTE 파라오 슬롯에 대한 신규 가입을 받지 않는 게 핵심이다. 해당 파라오 슬롯를 변경하지 않는 기존 이용자에 대해서만 기존 파라오 슬롯를 운영한다.KT는 ‘LTE 역전 현상’이 벌어진 파라오 슬롯를 총 46개로 진단했다. 일반파라오 슬롯 38종과 시니어·청년·주니어 전용 파라오 슬롯 3종, 듀얼번호·스마트기기 전용 파라오 슬롯 5종 등이다. 대부분 LTE 서비스 출시 초기에 나온 파라오 슬롯로 알려졌다. 예컨대 월 4만4550원에 데이터 250MB, 음성통화 400분, 문자 400건을 제공하는 LTE 파라오 슬롯가 대표적이다.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4GB, 음성통화·문자 무제한인 ‘5G 슬림’에 비하면 더 비싼 가격에 혜택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LTE 파라오 슬롯 중에는 월 5만1700원에 데이터 2GB, 음성통화 400분, 문자 400건을 제공하는 것도 있다. KT는 이 같은 가입 중단 파라오 슬롯 이용자를 대상으로 더 합리적인 파라오 슬롯를 추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통신비 인하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유 장관이 당시 주문한 ‘통신비 완화’의 핵심은 LTE 파라오 슬롯다. 유 장관은 “5G 파라오 슬롯 인하 및 중저가 파라오 슬롯 신설로 LTE 파라오 슬롯가 상대적으로 더 비싸진 ‘역전 현상’을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 3사는 이 자리에서 “연내 5G보다 비싼 LTE 파라오 슬롯는 가입을 중단시키겠다”고 합의했다LTE가 5G에 비해 5분의 1 정도 속도가 느린데도 이용자가 더 비싼 요금을 내선 안 된다는 게 정부와 국회의 지적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5G 파라오 슬롯 최저 구간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반면 LTE 파라오 슬롯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작았다.

업계에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조만간 LTE 파라오 슬롯를 개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